이재명 성남시장, 2017년 대장동 배당금 활용 방안 보고받아… 野 "명백한 매표 행위"이재명 "토지수용위원회가 시세 감정해 결정… 뺏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금 1822억원을 성남시 정책에 활용하는 방안을 직접 결재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서민용 임대아파트보다 선거용 기본소득이 먼저인가"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캠프 이황헌 부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서민들의 임대주택을 훔치고 토지 수용은 헐값에 매입해 원주민들을 내보내고, 이를 사실상 선거용 선심성 자금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동아일보가 국민의힘 대장동의혹태스크포스(TF)와 유상범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성남 판교 대장 도시개발사업 배당이익 활용 방안 시장 보고' 문건에 따르면, 2017년 6월12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당시 시장이던 이재명 후보에게 배당이익 1822억원의 활용 방안 세 가지를 보고했다.

    첫 번째 대안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맺은 협약대로 A10블록(1200세대)을 매입하는 방안이었다. 두 번째 대안은 A10블록 대신 9블록(221세대)을 매입하고 임대주택을 건립하는 안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입수한 문건에는 임대주택 용지를 매입하지 않고 배당이익을 성남시 정책 방향에 따라 활용하는 세 번째 대안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5개월 전인 2018년 1월 페이스북에 "1822억원을 내년부터 시민들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적었다. 성남시민 1인당 18만원가량이 지급되는 것으로, 개발이익을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성남시는 은수미 시장 시절인 지난해 3월 배당금 가운데 1000억원을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받아 942억원을 성남시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연대안전자금'으로 사용했다.

    이황헌 부대변인은 "대장동의 원주민과 분양 입주민들에게 받은 돈을 본인의 치적사업을 위해 활용하려 한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시도한 시민배당은 시민들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닌 본인의 정치적 성공을 위한 명백한 매표 행위다. 공공의 이익을 갈취해 선심성 선거용 자금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의혹에 뭐가 문제냐는 이 후보의 정신세계가 공포스럽다"고 꼬집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주민 환원 대신 지방선거 때 내놓을 공약의 재원으로 쓸 의도였던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후 "대장동 원주민에게 돌아갈 돈이 아니었다. 토건비리 투기세력이 가져갈 돈을 제가 회수한 것"이라며 "원래 토지 수용절차에 의해서 시세대로 수용했다. 그걸 빼앗았다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어 "어떤 방식의 도시개발, 택지개발 사업이든 다 현 시세를 감정해서 토지수용위원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그걸 누가 빼앗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