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의 자전적 에세이"정치의 최종 종착지는 국민을 치유하는 것이다"
  • 현역 의사 신분으로 국가 안보 위기의 현장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누벼온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자전적 에세이 '나는 최대집(도서출판 지우출판 刊)'을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최 전 회장의 자전적 에세이다. 20대 대선 예비 후보로 활동 중인 저자는 최근 수년간 꽤나 큰 유명세를 치른 인물이다.

    그는 '과격함', '불통', '투쟁'이란 단어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에 대한 선입견을 지닌 독자들에게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는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무엇을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의 책 속에 들어 있다. 그의 행동은 분명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충분히 부합한다. 단순한 진영 논리에 빠져 공적 활동을 해 왔다기보다는 깊은 생각에서 우러난 행동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절차와 대화, 합의를 중시하고 단체를 이끄는 그의 모습들 역시, 대중에게 비쳐졌던 '인간 최대집'에 대한 피상적 이미지를 여지없이 깨뜨려 버린다.

    오랜 기간 저자가 종사했던 보수 계열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의료계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은 저자에 대해 "과격함과는 거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마디로 조직의 단결과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 고로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모습이 '진짜'라고 대다수가 평한다.

    '나는 최대집'은 저자의 49년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 엑기스처럼 담아냈다. 첫 부분에는 그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과 의사단체 활동 등 사회의 공익과 관련된 활동 내용을 담았다. 그다음은 저자의 개인사를 담았고, 마지막 부분에는 최근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담담한 필치로 풀어냈다.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 저자는 현재 우리가 처한 국가적 위기의 정도를 암이란 질병에 비유해 표현한다면 악성 종양 3기, 어쩌면 회생 불가능한 악성 종양 4기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한다.

    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고 완치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한 진단과 치료의 골든타임이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위기는 정밀하게 진단하고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저자는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주어진 시간을 있는 힘껏 활용해 이 위기를 돌파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저자의 시각을 염두에 두고 책을 보면 저자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얼마나 충실하려고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자유개척청년단', '민생민주국민전선',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등으로 대변되는 저자의 활동 역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에 부합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개인사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심상에 잔잔한 파고를 던진다. 청소년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생각과 사상을 정립해 가는 과정을 기술한 대목에서는 저자가 문(文), 사(史), 철(哲)의 소양을 습득하기 위해 사력을 쏟는 것이 시간을 뛰어넘어 생생하게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하다.

    트집이나 흠을 잡을 데가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 특히 정치인 중 철학, 역사, 문학 등에 깊이 있는 지식과 성찰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니 더욱 그의 삶을 소환하고 싶어질 정도다.

    특히 문사철(文史哲) 탐구에 기초한 지식과 성찰들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든다. 청소년 시절과 대학생 시절 학습을 위해 혼신의 노력하는 그의 이야기들은 배움이 중요한 학생들에게 크게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언어 어머니. 어머니만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걸리지만 금방이라도 눈가에 물기가 스며 들 듯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일체의 내색을 하지 않고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뻐근해진다.

    두세 살부터 엄마가 '아파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30년 넘게 함께한 저자와 그의 어머니의 삶. 코끝이 시큰해진다. 의사가 된 아들 품에서 세상의 모든 공기를 빨아들일 듯 큰 숨을 한 번 몰아쉬고 눈을 감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 책 저자의 삶을 이해하는 하이라이트다.

    아내, 아들과의 이야기, 진료에 대한 이야기도 저자는 독특하게 해석하고 있다. 가족과 타인들을 위한 자양분으로 십분 활용할 주제다.

    마지막으로 그가 왜 제도권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는지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그 앞의 일생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고 음미한 독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결국 '삶의 복잡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몇 가지 개념들로 쉽게 범주화할 수 없는 우리들의 구체적인 삶, 인간 개인들의 복합성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아주 집요할 정도로 이어 가는 말에 있다. '애국'. 자칫 진부하게 여겨지거나 좀 거북하게 느껴 일상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이 말을 저자는 툭툭 던진다. 여기에 홀딱 넘어간, 아니 세뇌된 누군가가 있다면 이런 말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애국이 정말 이런 것이라면 나도 애국 한번 해볼까.'

    이 책은 작심하고 끝까지 다 읽어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분명 그러하다. 책을 정독한 독자들만이 이 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늘 그의 삶에 메아리쳐 울리고 있는 그의 어머니 마음처럼. 그의 마음처럼.

    ◆ 저자 소개


    최대집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양대학교 인문대학원 철학과 석사 과정 수료.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역임. 20대 대통령 선거 예비 후보. 민생민주국민전선 대표. 2005년 4월 '자유개척청년단'을 만들어 6년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좌경운동에 반대하는 청년 애국운동을 펼쳤다. 2016년 하반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적극적 탄핵 반대운동을 거리에서 펼쳤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맡아 국민 건강을 담보로 도전해 온 수많은 현안의 대정부 투쟁을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