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리스크' 두고 티격태격… "내부 분열하면 야권 공멸" 우려"후보들 감정다툼, 화학적 결합 저해… 토론의 질 높여야" 지적
  • ▲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유승민 예비후보.ⓒ뉴데일리DB
    ▲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유승민 예비후보.ⓒ뉴데일리DB
    국민의힘이 본경선에 돌입하면서 후보자들 간 감정싸움이 야권 분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최종 본선 후보에게 내상을 입힐 수 있는 '내부 총질'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특히 후보자 간 감정다툼이 내부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 2017년 대선 당시 '통합의 실패'를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열 리스크' 두고 내부 검증 치열… '내부 분열' 우려도

    12일 국민의힘의 한 경선후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11일) 토론회에서 충돌을 빚은 윤석열·유승민 후보 간 갈등의 여파가 토론회 종료 후 나머지 후보들에게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토론회 막판에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원희룡 후보가 윤 후보를 두둔하는 모양새로 유 후보에게 '그만 하라'고 했고, 이에 유 후보가 '뭘 그만 하나'라고 정색했더니 원 후보가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광경을 본 홍준표 후보가 '검증은 해야지'라고 진정하라는 투로 말했다"고 부연했다.

    후보자 간 충돌은 주로 유 후보와 윤 후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유 후보가 지난 11일 광주·전남·전북 합동토론회 막판에 윤 후보를 향해 '주술' 논란과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놓고 공세를 이어갔고, 마이크가 꺼진 틈을 타 다른 후보들이 '자제'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윤 후보와 유 후보는 지난 5일 토론회에서도 같은 문제를 두고 한 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토론회 후 윤 후보의 '손가락질 항의'가 있었다는 후일담을 두고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후보자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해질수록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에서는 "내부 분열"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감정다툼, 화학적 결합 저해"… "연습경기에서 철저한 검증 필요"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검증이 치열한 것은 이해하지만 '역술인'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국민은 문재인정부 때문에 고통으로 신음하는데, 이것을 해결하는 '처방 정책'을 두고 경쟁해야지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사사로운 일만 계속 언급하는 것은 국민의 피로도를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심화하는 내부 갈등이 자칫 차후 화학적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유승민·안철수 후보는 당이 달랐기 때문에 단일화는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과반도 득표하지 못한 대통령을 당선시킨 데 대한 아쉬움 있다"고 상기한 이 의원은 "후보 간 감정다툼은 통합을 막는 요인이 된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좋은 경선과 토론의 질이 향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5월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당선인의 득표율은 41.08%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는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1%, 유승민 바른정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6.76%를 얻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후보자 간 검증을 두고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은 온당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에서도 내부적으로 철저히 검증 못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후보로 선출되니 잡음이 나오지 않느냐"며 "지금 단계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경쟁해야 한다. 이것을 '내부총질' 또는 '감정싸움'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또 "본선에 나가면 죽기살기로 온갖 음해·중상모략 싸움이 벌어질 텐데, 연습경기라 할 수 있는 지금 경선을 실전처럼 해야 한다. 그래야 적진의 가혹한 공세에 버텨낼 수 있다"며 "서로 칭찬하고 예뻐해 주기만 했다가는 본선에서 한 번에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도 유 후보의 손을 들어 줬다. 홍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데 무슨 가이드라인이 있느냐"며 "내부 총질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