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 최재형 인터뷰… "경선 완주해 소신과 품격정치 하겠다""윤석열, 본선경쟁력 의문… 홍준표 홍카콜라? 시간 지나면 김 빠져 설탕물""천화동인 소유주 무죄 판결은 적법한 판결… 화천대유와는 전혀 다른 사건"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정치는 '따뜻함' 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원하지만 기성 정치권이 인기 떨어질까봐 말 못하는 것들에 대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한다'는 모습으로 국민들께 다가가겠다."

    최재형(65)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무너진 법치와 공정, 국민통합, 자유라는 가치의 심대한 위협' 등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후보는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6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30년 이상 판사를 지낸 법관 출신이다. 판사 외길을 걸어온 그가 야권의 대권잠룡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감사원장 재직 시절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제동을 걸면서다.

    최 후보는 지난해 10월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과정의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구도로 조명을 받았다.

    나아가 최 후보는 지난 6월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국민의힘 입당, 대선 출마 공식화 등 '좌고우면'하지 않는 속도감 있는 행보를 보이며 상승가도에 올랐다. 그러나 최 후보는 이후 지지율 박스권에 갇혀 답보상태에서 좀처러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 후보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기성 정치인들과 같은 옷을 입고 경쟁하면 승부를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신선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법치가 바로 세워져야 이 나라가 바로 선다" "건강한 법치 토양에서 자유·공정·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대선에 출마한 이유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원전산업을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했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정권과 여당, 그들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대한민국은 날이 갈수록 무너져갔다. 감사원장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원칙과 법치가 무너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반국가적 행위를 조속히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제 아이와 같은 또래의 청년들에게 희망이 있는 국가를 물려주고 싶은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 초반 기대와 달리 지지율 답보 상태인데, 이유를 뭐라고 진단하나?

    "국민 앞에 작은 것 하나조차 솔직하게 말하고 인정하는, 진심을 가진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구태정치에서 저 같은 존재는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이제는 대립과 갈등으로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이는 저질정치가 아닌, 조금 느리더라도 통합과 치유로 격이 다른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저는 신뢰와 품격의 정치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 지지율 정체를 극복할 방안은?

    "기성 정치인들이 해왔던 것과 같은 궤를 간다면, 또 같은 옷을 입고 경쟁한다면 승산이 없다고 본다. 국민을 이끌어갈 '카리스마'가 부족하지 않았나? 그 점을 보완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고, 그 다음으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많은 분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때로는 인기가 떨어질까봐 하지 못하는 말들을 제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한다'는 소신으로 국민들께 다가갈 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 돌연 '캠프 해체'를 선언한 이유는?

    "먼저 저를 도와 주시겠다고 모여서 무더위 속에서 고생하신 캠프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우선 후보인 제가 부족했다. 다만 캠프 조직이 커지면서 의사결정이 다소 늦어지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또 외부에서 도와 주시겠다는 분들과도 잘 연결되지 않았던 듯하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새로운 전기를 맞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각오로 캠프를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또 최재형다움은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이라고 판단했다. 소신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 때로는 발가벗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겹이라도 더 포장하는 '이미지 정치'와 정반대의 행보를 생각했다. 홀로서기를 선언한 것도 국민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 경쟁 주자로서 윤석열·홍준표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윤석열 후보는 권력 앞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뚝심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후보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된 발언들을 보면 검찰의 수장이었던 과거로부터 빨리 벗어나 대권후보로서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이런 점을 보면 이재명 후보와 붙었을 때 본선경쟁력에 의문이 있어 보인다.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본다. 홍준표 후보는 역경을 극복한 인생 스토리가 있고, 이를 토대로 자기확신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 정제되지 않은 특유의 막말은 당 지지층 내에서도 부담스러워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홍 후보의 발언은 '홍카콜라'라고 하는 것처럼 시원한 탄산음료 맛이 있지만, 시간이 가면 김이 빠지고 그냥 설탕물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살아온 경험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후보인 것 같다. 그러나 기본소득·기본주택 등 국민의 세금으로 표를 사려는 포퓰리즘적 선거운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무너뜨리는 매우 잘못된 정책방향이다. 이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나라가 거덜나거나 한국을 이탈해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순발력 있는 모습이 있는 반면, 상황에 맞춰 발언을 바꾸는 경향이 있어 신뢰하기 어려운 후보라고 생각한다. 본선에서 만난다면 잘못된 정책들의 비판을 통해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재명 후보는 '화천대유, 내건대유'라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과 국정조사에 적극 참여해 국민 앞에 의혹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판사·감사원장 출신으로서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을 어떻게 보나?

    "정상적인 특수목적 사업체라면 개발·시행·분양·자산관리의 최고전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막대한 자문료가 예상되는 법률가들을 영입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재명 후보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의혹과 관련된 정황은 모두 이 후보를 향한다. 화천대유 설립 시기, 민간사업자로 공모에 선정된 점, 실질자본이 7%에 불과한 화천대유와 개인투자자들이 지분의 절반을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보다 훨씬 많은 4040억원을 배당받았다? 같은 민주당에서조차 역대급 '일확천금' 사건이라며 진상조사를 요구하지 않나. 국민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공익 환수 사업인지, 단군 이래 최대 특혜사업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후보도 대장동 개발 관련 수사는 100% 동의한다고 했으니 조속한 시일 내에 특검과 국감에도 응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 후보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모 변호사의 로비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한 것이 회자하는데, 당시 판결에 문제는 없었나?

    " 이재명 후보 측에서 나와 화천대유를 엮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중상모략이다. 남모 변호사의 무죄판결은 화천대유와는 전혀 다른 사건이다. 판결 내용에 따르면, 문제가 된 남 변호사는 정치권에 로비를 한 것이 아니라 2009년 1월부터 대장동 현장에 상주하며 법률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온다. 화천대유 게이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화천대유는 2015년도에 설립됐고, 남모 변호사 사건은 2009년, 2010년도 일이다. 2심 무죄선고는 1심과 마찬가지로 법리에 따른 적법한 판결이다. 내가 남모 변호사 항소심 재판관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엮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전형적인 구태정치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연막공작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견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관해 계속 논쟁한다면 정권교체와 선진한국으로의 도약에 걸림돌이 된다고 본다. 탄핵은 우리 역사상 가슴 아픈 일이지만 더 이상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법률가의 시각으로 볼 때 탄핵과 같은 중대한 사안의 탄핵소추 절차는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재는 국회가 소추한 내용 만으로는 형사상 범죄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탄핵 사유를 바꿨는데, 헌재는 변경한 공소장으로도 '탄핵을 소추해야 하나' 국회에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고 본다."

    -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가?

    "시장경제를 모르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집값을 폭등시켜 국민의 꿈과 목표를 '내 집 마련'으로 제한시켰을 뿐 아니라 청년들로 하여금 이마저 포기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이념·세대·성별 간 분열과 대립만 만들어 문재인정부 5년은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이 사라지고 '디스토피아 대한민국'만 남게 했다. 우리는 세계적 경제성장의 롤모델 '한강의 기적'을 만든 뛰어난 역량이 있다. 국가는 이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경제를 살리고 청년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대통령이 된다면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국민 모두가 꿈꾸고 원하는 모든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또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자유롭고 창의를 발휘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물론 일련의 과정에서 뒤처지거나 힘든 많은 분이 있다. 이런 분들의 인간의 존엄, 가치를 충분히 지킬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탄탄히 병행해야 한다.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

    - 경선은 완주할 것인가?

    "당연히 완주할 것이다. 저는 정권의 탄압에도 원칙을 지킨 소신의 아이콘이라 감히 자부한다.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소신 하나로 낯선 정치에 뛰어들었다. 야당 후보 중 유일하게 통합의 정치, 품격 있는 정치를 보일 수 있는 정권교체의 최종병기는 최재형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