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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화천대유 대장동 개발, 살펴보니… 2005년 '행담도개발'과 닮았다

2005년 '행담오션파크' 대표 이성문 씨… 2021년 화천대유 대표 맡아
행담도 땐 정부지원의향서… 이번엔 성남도시공사가 하루 만에 선정
행담도, 전문가 반대에도 협약… 대장동, 성남시의회 지적에도 강행
행담도, 전 안기부 차장 등 거물 개입… '대장동'엔 전 대법관등 거물 개입

송원근 기자 , 노경민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1-09-23 12:41 | 수정 2021-09-23 17:02

▲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 위치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뉴데일리 DB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택지개발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성남의뜰' '천하동인'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화천대유 대표인 이성문 변호사가 과거에도 부동산 개발 관련 비리사건에 연루됐던 사실이 확인됐다. 

2005년 있었던 이른바 '행담도개발 사건'이다. 이 대표는 당시 행담도휴게소를 실제로 관리한 '행담오션파크' 대표를 지냈다. 당시 '행담도자산관리'의 사업 추진 과정이 화천대유와 닮은 꼴이라는 점도 이목을 끈다.

1. '봉이 김선달'식 사업 시행

도공은 1999년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행담도를 해양레저단지 등으로 복합개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도공은 이 사업을 위해 싱가포르 투자사 'Econ', 현대건설과 협약하고 ㈜행담도개발(HIDC)을 설립했다. 도공은 '해양복합 관광휴게시설 개발사업'에 2008년까지 9년간 5000억원을 들일 계획이었다.

이 사업은 2001년 행담도휴게소가 준공되며 1단계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2단계인 '복합개발' 사업은 좌초되고 만다. 환경단체와 주민의 반발에 부닥쳐 바다 매립이 지연되자 같은 해 Econ이 자회사인 EKI에 HIDC 주식을 양도하고 철수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역시 2002년 EKI에 주식을 양도하고 철수했다. 

이에 따라 사업 지분은 EKI가 90%, 도공이 10%를 차지하게 됐다.

EKI 주식 53%(98억원 상당)를 인수하며 2001년 12월 HIDC 경영권을 확보한 김모 당시 HIDC 대표는 경남기업에 행담도개발 2단계 사업의 시공권을 보장해 주는 대가로 이 기업으로부터 자기 명의로 120억원을 무이자로 빌렸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HIDC 이사회의 승인도 거치지 않은 이면계약이었다. 

감사원은 당시 "김(모) 대표가 경영권을 받으면서 HIDC 사업은 이제 김 대표 개인사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과 수의계약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화천대유는 이를 다시 민간 건설사와 일반인 등에 매각·분양하는 방식을 통해 약 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성남의뜰 설립 당시 출자한 지분으로 최근 3년간 577억원의 배당금도 받았다. 감사보고서상 화천대유의 출자금은 4999만5000원에 불과했다.

2. 노무현정부는 LOS 발급으로 보증… 이재명 성남시가 盧정부 역할

2003년 9월 HIDC는 2단계 사업에 외자유치가 필요하다며 도공에 공신력 제공을 요청했다. 이에 양측은 신용지원협약-자본투자협약을 체결했다. EKI는 2009년 중으로 HIDC 주식 26.1%(평가금액 미달 시 90%까지)를 1억500만 달러(약 1213억8000만원. 2009년 12월31일 기준)에 매수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도공은 조건 없이 매수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이후 2004년 김 대표는 네덜란드 법인 EKI.B.V를 세웠으나 외자유치에 실패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김 대표는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관여하면서 알게 된 정부 관계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감사원이 2005년 6월 내놓은 감사 중간발표에 따르면, 2004년 9월 문정인 당시 동북아시대위원장과 강모 건설교통부 도로국장은 각자의 명의로 정부지원의향서(LOS)를 발급했다. 

문 전 위원장은 "정부는 행담도 개발사업의 성공적 실행을 지원할 것임", 강 전 국장은 "행담도 개발은 건교부의 정책과 연관이 있으며 정부는 행담도사업을 레저산업 개발의 시범사업으로 인식"이라고 평가했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2004년 7월 문 위원장이 위원회 차원에서의 아무 논의도 없이 위원장 명의로 직무범위를 넘어서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실도 밝혀졌다. 양해각서에는 "기초작업이 완료되면 행담도개발이 서남해안 개발사업의 개발자 역할을 수행하며, 그것이 어려울 경우 동북아위는 행담도개발에 적절한 재정적 보상을 주선한다"는 내용이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회사채 문제로 갈등을 겪던 김 대표와 손학래 당시 도공 사장을 불러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2005년 2월 EKI.B.V가 발행한 회사채 8300만 달러(약 959억4800만원) 규모를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교직원공제회가 전량 매입했다.

▲ 행담도휴게소의 모습. 현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행담도휴게소를 실제 관리한 '행담오션파크' 대표를 지낸 바 있다. ⓒ행담도개발 홈페이지 캡쳐

당시 김 대표의 HIDC 자금 조달에 청와대 등 정부 핵심 관계자가 관여했다면, 화천대유의 경우 성남시가 사실상 보증에 나선 것이라는 의혹이 파다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3월26일까지 사업계획서를 방문접수받았는데, 서류 마감 하루 뒤인 27일 오후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조5000억원대 사업을 맡을 업체를 하루 만에 선정한 것을 두고 공모 전부터 이미 사업자가 확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이익도 사실상 몰아주기에 나섰다. 당시 대장동 일대는 이미 '노른자위'로 평가할 정도로 리스크가 적은 사업이었다. 수천억원대의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사업이었음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환수이익을 5503억원으로 정하고, 초과이익은 모두 성남의뜰이 가져가도록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과반(50% + 1주)을 가진 주주로 해당 사업에 참여해, 반드시 인허가가 나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줬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성남시의회에서는 2018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018년 10월18일 성남시의회  제240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이기인 의원은 "한 번도 성남의뜰이나 시행사에서 이것(확정이익)을 어떻게 산출했는지 근거를 못 제시하고 있다"며 "집행부서에서 대장동 개발이익금에 대해서 출처를 찾지도 못하고 모르겠다고 하는데 도시개발공사가 도대체 이렇게 이재명 전 시장과 똑같은 이야기를 여기다 적어놓는 당당함이 뭐냐"고 질타했다.

이후에도 시의회는 화천대유의 지분이 1%에 불과한데도 이익금을 과도하게 챙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거나 시정조치하지 않은 채 대장동 개발사업을 강행했다.

3. 도공 사장, 자본 조달 능력 확인 없이 김 대표 개인에게 '몰빵'…  실무진 반대도 묵살

HIDC 김 대표가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 Econ은 HIDC 경영권을 김 대표에게 넘길 때 합작사업의 당사자인 도공과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또 도공은 HIDC와 자본투자협약 등을 체결하면서 김 대표가 자본금 납입과 외자 조달 등을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오점록 전 도공 사장은 실무진과 법률자문가 등의 반대에도 협약을 강행했다. 감사원 조사에서 오 전 사장은 "사업을 중단하게 될 경우 도공의 신뢰도에 대한 타격을 우려했다"며 "개인적 동기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종합해보면, 화천대유는 사실상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김모 씨가 사업 대부분을 좌우하는 구조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 회의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화천대유가 여러 형태의 별도의 이름, 천화동인이라고 여러 형태의 1호, 2호, 3호 구조를 만들었는데, 관련된 사람이 김O배·김O배 형제로 보인다"며 "실질적으로 화천대유는 100% 김O배가 주식을 보유하는 형태로 돼 있다. 간단히 요약해서 김O배가 모든 것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구조인데 여러 갈래로 흩어놔서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4. 행담도개발은 문정인과 경남기업 회장… 화천대유는 박영수·권순일 등과 연결

HIDC 김 대표가 진행한 행담도 개발 사업에는 '거물'들이 연관됐다. 김 대표는 당시 오모 전 안기부 1차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낸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김 대표는 오 전 차장을 통해 당시 경남기업 회장과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소개받았다. 또 국정원 직원 2~3명에게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을 건네고 당시 건설교통부 간부 등을 소개받기도 했다.

화천대유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고문으로 활동 중이며, 박영수 전 국정농단특검 역시 2015년 12월부터 1년간 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박 전 특검의 딸은 2016년부터 지난 9월 초까지, 검사 출신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도 2015년부터 올 초까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5. 당시 HIDC 대표변호인 이성문… 지금은 화천대유 대표

HIDC 김 대표는 2005년 '사기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김 대표 변호를 맡았던 인물은 바로 당시 행담도휴게소를 실제로 관리한 행담오션파크 대표인 이성문 대표다.

김 대표는 수감 중에도 HIDC로부터 급여와 퇴직금 등 총 12억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김 전 대표의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며, 이성문 대표는 그의 공범이라 보고 "두 사람은 HIDC에 1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성문 대표는 현재 논란의 중심이 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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