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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文 정권 언론탄압 역사에 남을 강규형의 좌절과 승리

강규형 전 KBS 이사의 승리가 보수에 시사하는 것

박한명 칼럼니스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1-09-23 10:59 | 수정 2021-09-23 11:01

▲ 강규형 전 KBS 이사. ⓒ뉴데일리

강규형(명지대 교수) 전 KBS 이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한 해임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승소했다. 1심 2심과 마찬가지로 강 전 이사에 대한 해임은 부당하므로 취소해야한다는 확정판결이 내려진 것. 친문 성향의 대법관까지 포함된 대법원은 문 대통령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처리해버렸다. 심리불속행이란 원심판결에 위법 등 특정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요컨대 문 대통령의 상고가 ‘깜’도 안 되어 더 살펴볼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

전 정권이 임명한 KBS사장을 쫓아내려 이사회 구성을 여당 우위로 만들기 위해 대통령이 언론탄압, 방송장악에 앞장섰음을 증명하는 꼴이니 문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확정판결로 이중삼중 망신살이 뻗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시기 불거진 온갖 의혹과 탈·불법 사건에도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기로 유명한 고집 센 분이지만 입만 열면 언론자유를 외쳤던 ‘언론자유 수호자’를 자처했던 만큼 이 사안만큼은 국민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강조하지만 현 여권의 치밀한 방송장악 음모의 희생자였던 강 전 이사의 불법 해임사건에서 그가 최종 승리한 사건은 대한민국 언론역사에 기록될 진귀한 사례임이 분명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두고자 한다.

우선 한 개인의 위대한 승리라는 차원이다. 강 전 이사는 약 4년 간 소송 전에서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시민사회 권력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언론장악에 나선 여권은 방통위 등 정부기관과 청와대 여당, 이들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포악한 권력형 시민단체의 유무형 협잡으로 강규형이라는 한 개인의 인격을 짓밟아버렸다.

공영방송에 임명됐던 다른 일부 이사들이 언론노조 등의 위협을 받자 곧장 그 자리를 던지고 줄행랑 친 것과는 반대로 그는 인간으로서 참을 수 없는 수모를 견디며 끝까지 싸웠다. 단지 버티고 싸웠다는 것 뿐 아니라 물적 심적 극심한 피해를 당하면서도 극복하고 자신의 인생을 걸어 싸워 승리를 쟁취했다는 사실이다.

'언론노조가 문제'… 강규형 투쟁이 남긴 숙제

한 개인이 정치권력 언론권력 시민사회라는 권력의 삼중폭력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승리한 사례는 드물다. 지금 여당과 친여언론 홍위병이나 다름없는 친여 시민사회는 잘 조직된 일종의 연대체이지만 각기 이익을 좇는 개별체에 불과한 소위 보수세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 말의 뜻은 보수세력은 각각의 권력이 연대해 승리한 기억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도 제 각각 이익을 좇을 뿐 권력의 횡포에 맞서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승리한 기억도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강규형의 승리는 진영으로서 개인으로서 그간 보수에게 볼 수 없었던 뜻 깊은 대승리의 기록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점은 우리가 강규형의 승리에서 되돌아 볼 점이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소송에서 최종 승리 후 강 전 이사가 ‘KBS 이사장을 해볼 생각이 없나’라는 언론 질문에 “이사나 이사장이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언론노조가 언론을 좌우하는 환경이 근본적인 문제”이라는 답변에 해법이 있다.

우리나라 언론지형에서 언론노조가 차지하는 위치와 위상, 그 심각성은 필자 역시 오랫동안 지적해왔던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개혁되지 않는다면, 더 나아가 주사파 이념과 종북지향의 반(反)대한민국 시대착오적인 권력집단으로서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재탄생하지 않는다면 공영방송 이사회나 경영진이 정상이라도 작금의 좌편향 방송흐름은 저지할 수 없다. 강 전 이사 말대로 이사나 이사장이 결코 바꿀 수 없는 언론노조가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환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강규형이라는 인물은 문재인 정권의 언론탄압 희생자이자 승리자라는 상징이 됐다. 보수의 뿌리가 됐던 세력에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언론탄압세력이라는 누명을 벗고 진짜 언론을 장악하고 탄압한 세력이 누구이고 어느 쪽인지 강규형의 희생과 승리를 통해 증명이 된 만큼 보수는 이 상징자산을 귀히 여겨야 한다. 자유와 민주의 꽃인 언론을 어떻게 지키고 균형을 회복할지 그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도 공부와 연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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