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 "수박은 일베의 호남 혐오·비하 멸칭… 호남의 아픔 희화화말라" 호소이재명 21일 페이스북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 공영개발 포기하라 압력"
  • ▲ 이재명 경기도지사. ⓒ강민석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 ⓒ강민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써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이낙연 캠프가 '수박'이라는 표현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사용되던 호남 혐오 표현이라는 이유로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 지사가 불과 닷새만에 해당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는 21일 오후 11시 31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지기소 후 1, 2, 3심 무죄, 비오는 김포 연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이 게시물에서 "성남시 공영개발 막으려고 발버둥친 것도 성남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라며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썼다.

    "수박 기득권자들이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압력"… 21일 밤 페이스북 게시글

    이어 "이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 내 인사들까지 수익 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며 "대장동 개발 과정 자랑했다가 5503억원 개발 이익 환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기소한 것도 검찰 기득권"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시장경제 내세우며 개발 이익 전부 민간에 안주고 5503억(원)이나 뺏었다고 게거품 물더니 이제 와선 왜 더 못 뺏었냐고 태세 전환해 가짜뉴스로 비난하는 보수언론"이라며 "하나은행컨소시엄에 참가한 토지매입자들에 혜택받은 것도 곽상도·원유철 같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2010년 국민의힘당이 시장이었다면, 2014년 시장선거에 LH에 포기 압력 가한 신영수 국회의원이 당선됐다면, 이재명이 기득권자와 전쟁을 불사하는 강단이 없었다면, 민간개발 허용으로 모든 개발 이익 그들이 다 먹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 입장문에서 자신에게 공영개발을 포기하라고 했던 당내 인사들을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썼다. 이낙연 캠프가 이 지사의 지지자들을 향해 '수박'이라는 표현 자제를 요청한 지 닷새만이다.

    앞서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최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전 대표 지지 국회의원, 지지자들을 수박이라고 비하하는 끔찍한 일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수박이란 용어는 일베라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쓰기 시작한 호남 혐오, 호남 비하 멸칭이다. 사용을 멈춰달라"고 밝힌 바 있다.
  • ▲ '수박 기득권자'라는 표현이 들어간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게시글.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 '수박 기득권자'라는 표현이 들어간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게시글.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이병훈 대변인 "호남의 아픔을 희화화하지 말아달라"

    이 대변인은 "수박은 '홍어'와 함께 일베 사용자들이 호남과 호남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단어"라며 "이 단어가 우리 당 안팎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은 참담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반이낙연 성향을 띠는 팟캐스트나 특정 후보 지지성향을 보이는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이 목격되고 있다. 호남의 아픔을 희화화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네티즌 "하다하다 이제 일베 용어까지…"

    논란이 된 이 지사의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비판의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일베 출신인 걸 여태까지 어떻게 참고 살았느냐. 수박이란 단어를 난무하는구나"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박이라니… 너(이 지사) 아직도 일베하니?"라고 물었다.

    이 외에도 "하다하다 이제 일베 용어까지…" "아직도 글을 안 지웠네요" "이게 호남 비하 일베어인걸 뻔히 알면서 수박이요?" 등의 댓글도 달렸다.

    한편,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다. 겉은 파랗고 속은 빨갛다"라며 '호남 비하' 표현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란 표현에서 '우리 안'은 민주당이 아닌 '우리 사회'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