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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차 탄도미사일’의 3가지 약점… 속도, 전력, 터널

구소련·중국의 열차 탄도미사일, 엄청난 길이 철도와 많은 물동량 무기로 미국 위협
북한 철도, 가장 빠른 구간이 시속 60km…철도 터널 대부분은 일제시대 만들어진 것

입력 2021-09-17 16:06 | 수정 2021-09-17 17:00

▲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열차 탄도미사일 발사 영상의 한 장면. 컨테이너 화차의 지붕이 절반만 열려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15일 발사한 2발의 탄도미사일은 열차에서 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부 국내 언론은 “거미줄 같은 철도를 이용해 움직일 경우 조기에 탐지·대응이 어렵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 지적은 러시아나 중국 열차 탄도미사일에 해당된다. 북한은 철도환경 때문에 열차 탑재 탄도미사일이 이점을 갖기 어렵다.

북한 “철도기동 미사일연대, 15일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철도기동 미사일연대가 15일 새벽 중부 산악지대로 기동해 800킬로미터 거리의 표적을 타격하라는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올해 편성된 것으로 알려진 철도기동 미사일연대의 훈련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연대는 신속 기동 및 전개를 끝내고 동해상 800킬로미터 수역에 있는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검열 사격훈련은 처음으로 실전 배치된 철도기동 미사일 체계의 실용성을 확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 조직한 연대의 전투준비 태세와 화력임무 수행능력을 불시에 평가하고 실전적 행동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중국, 열차 ICBM 개발하고 실전배치한 이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컨테이너 화차(貨車)의 지붕 절반이 열리고 미사일이 나온다. 이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발사된다. 이런 형태의 미사일은 1980년대 말기 구소련이 실전 배치했고, 현재는 중국이 운용 중이다.

구소련은 1969년 전면 핵전쟁에 대비해 불시에 핵공격을 하는 수단으로 철도 화차에 ICBM을 탑재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연구를 거듭, 1980년대 초 시험을 시작했고, 1987년 실전배치했다. 공식 명칭은 ICBM RT-23이다. 서방진영에서는 SS-24라 불렀다. 이 미사일은 길이 23.4미터, 폭 2.41미터에 무게가 105톤 넘게 나갔다. 어차피 열차에 탑재할 것이어서 무게의 제한을 많이 받지 않은 것이다. 구 소련의 철도 총연장은 14만 5000킬로미터에 달했다. 게다가 물동량도 엄청났다. 1988년 추정치가 연간 4조 톤에 달했다. 이러니 미국조차도 열차에 실은 RT-23을 추적하기 힘들었다. 러시아는 소련 해체로 철도연장이 8만6000킬로미터로 줄어든 뒤에도 RT-23을 거듭 개량, 2005년까지 실전 배치했다.

▲ 열차 탄도미사일의 시초격인 구소련제 RT-23. 러시아의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이다. ⓒ美안보전문웹진 '내셔널 인터네스트' 공개사진.

중국은 신형 ICBM 둥펑-41(DF-41)을 열차 탄도미사일로 사용 중이다. DF-41은 중국이 21세기 들어 야심차게 개발한 다탄두 ICBM이다. 2017년부터 실전배치한 DF-41은 길이 21미터, 폭 2.25미터, 중량 80t의 중형 ICBM이다. 대중들에게는 이동식 차량발사대(TEL)에 탑재한 모습을 주로 공개했다. 하지만 미국의 우파매체 ‘프리비컨’은 2015년 12월 중국군이 DF-41을 열차에 실어 발사시험을 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2020년 말 철도 총연장은 14만 6300킬로미터다. 이 가운데 3만 9700킬로미터는 고속철도망이다. 철도망이 이 정도로 잘 정비된 상태라면 미국의 정찰·감시자산을 속이는 시도를 해볼 만하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평균 속도 20~30km/h인 북한 철도…터널 파악·감시하면 타격 가능

국가통계포털, 통일부, 북한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총연장은 2019년 초 기준 5248킬로미터다. 이 가운데 협궤(레일 사이 거리 1.067미터)를 제외한 구간은 4591킬로미터다. 북한 철도는 대부분 전철화 됐지만 오래 전부터 시작된 전력난으로 제 구실을 못한다. 게다가 98%가 단선(單線)으로 이뤄져 효율성도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북한 열차의 평균 속도는 시속 20~30킬로미터로 알려졌다. 데일리NK의 2019년 1월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중국과 베트남에 갈 때 이용했던 신의주-평양 노선이 그나마 시속 6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나 중국의 열차 ICBM은 거미줄 같은 철도 노선과 평균 속도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의 기동성이 장점이다. 반면 북한의 열차 탄도미사일은 자전거 또는 사람이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며, 전력난 때문에 본의 아니게 가다 멈출 수도 있다. 이런 형편으로 인해 북한 열차 미사일은 평소 터널 구간에 숨어 있다 유사시 나와서 쏘는 전술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의 철도 터널 대부분은 일제 시절 건설된 것으로 유지보수가 제대로 안 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곳은 주변이 충격을 받아도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올 들어 철도기동 미사일연대를 편성, 실전배치했다. 이는 열차 탑재 KN-23 탄도미사일의 수가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또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 철도에서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구간이 많지 않다. 즉 한미 당국이 정찰·감시자산으로 북한 철도망, 특히 터널 구간을 계속 지켜보면 북한이 언제 어디에 열차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이동하는지 파악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열차 탄도미사일은 나름대로의 이점을 잃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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