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 응원했던 洪, 16일 토론회선 "조국 수사 과잉""조국수홍은 대체 뭐야홍"… 野 지지층서 비난 이어져
  • ▲ '조국수홍' 패러디물.ⓒ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조국수홍' 패러디물.ⓒ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두고 "과잉"이었다고 거듭 주장하자 일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조국수홍'이라는 조롱 패러디가 쏟아졌다. 홍 후보의 발언이 여권 지지층과 유사하다는 비난이다.

    또 일각에선 홍 후보가 '역선택 러브콜'을 유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준표의 '조국 수사 과잉' 발언, 역선택 러브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이라고 본다"며 "그 귀한 말씀은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일 때 하셨어야 한다. 그럼 최소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는 있었겠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크게 잘못 판단하신 듯 (하다). 이 판 자체가 그 사건 때문에 열린거나 다름없다"며 "윤석열 잘한다고 '화이팅' 외치시던 분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가 "조국 사태 당시 홍준표의 '수사철학'"이라며 공유한 홍 후보의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홍 후보는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윤석열 검찰은 청와대, 여의도 어느 곳도 눈치 보지 않고 검찰 본연의 모습대로 잘하고 있다"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지난 16일 저녁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1차 방송 토론회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윤석열 검찰의 수사가 "과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이라는 사람이 모든 걸 책임지고 들어갈 테니 내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윤 전 총장에게 얘기했으면 가족 전체가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사건"이라고 했다.

    이에 하태경 후보는 "조국 교수랑 요즘 썸타고 계시더라"라며 "가장이 다 책임져야 한다는 건 경국대전에 나오는 법 의식이다. 개인이 잘못했으면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 ▲ '조국수홍' 패러디물ⓒ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조국수홍' 패러디물ⓒ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무야홍'에서 '조국수홍'으로… 조롱 패러디 봇물

    홍 후보의 발언에 야권 지지층 사이에는 그가 '조국 수호자'들과 유사한 주장을 펼친다는 취지의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오늘 토론회는 '조국수홍'으로 바뀌는 순간" "조국수홍 밈화(化) 하면 끝장" "추석민심은 조국수홍" "홍준표의 자폭" "역선택 가즈아('가자'를 길게 발음한 것)" "민주당만 지지하다가 탈출한 게 조국 사태였는데 조국수홍 너무하는군요" 등 조롱과 한탄이 터져나왔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조롱하는 '조국수홍' 패러디물이 쏟아지며 '무야홍' 밈 현상이 '조국수홍'으로 뒤덮이는 상황이다. '조국수홍'은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외치던 '조국수호' 구호에 홍 후보의 성을 넣어 만든 것이다.

    패러디물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열린 '조국수호' 집회에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내건 '조국수호' 피켓 문구를 '조국수홍'으로 바꾸는 식이다. 또 홍 후보가 토론회에서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다"라고 쓴 소개 문구를 "나는 조국수홍이다"라는 글자로 고쳐 넣었다.

    또 다른 패러디 이미지에는 홍 후보 뒤에 조 전 장관이 보이고 "조국수홍, 억울하게 옥에 갇힌 조국 일가. 제가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홍준표 "생각 바꾼다"면서도 "조국 전 가족 몰살 수사"

    이같은 혹평이 쏟아지자 홍 후보는 야권 지지자들의 비판을 즉각 수용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조국 전(全)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글 말미에 "그 전 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며 윤 후보를 거듭 겨냥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홍 후보가 조국 가족 수사가 과잉수사였다고 한 건 실언 아닌가 싶다"며 "가족 중에 대표자만 구속한다는 이런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의 박기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역선택은 마약 같은 존재인가 보다"라며 "조국 일가가 연루된 사건이 분명하고 재판 결과도 유죄로 나오고 있는데 어찌 조국 일가를 비호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수홍은 대체 뭐야홍"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