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입구에 경찰 200여명 배치… 1인 차량시위 땐 경찰 1400명 투입비대위 "박원순 분향소는 2만명 갔는데… 정부가 먼저 분향소 설치해야 했다"
  • ▲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과 생활고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 설치가 서울시와 경찰 제지로 무산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인근에서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과 생활고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 설치가 서울시와 경찰 제지로 무산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인근에서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민석 기자
    자영업자들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 설치가 경찰의 제지로 불발됐다. 설치를 주도한 자영업자 단체는 정부가 오히려 분향소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돌아가신 자영업자를 기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토로했다.

    올해만 자영업자 22명 극단적 선택… "어제 새벽에도 유서 쓴 자영업자 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당초 16일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지역에 분향소 설치를 예고했다. 올해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 22명을 기리고, 정부에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오후 1시께 경찰은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하려는 분향소 설치 차량을 막아섰다. 국회의사당 입구에는 200여 명의 경찰이 이미 배치된 상태였다. 비대위 측은 "경찰이 분향소 설치 차량을 앞뒤로 막았다. 해산한다고 입장을 밝히면 차량을 풀어주겠다고 했다"며 "이분들의(분향소 설치 차량) 생계에 폐를 끼칠 수 없으니 일단 공식적으로는 해산하겠다"고 전했다.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새벽에만 해도 유서를 쓰고 단체채팅방을 나간 분이 계신다"며 "이런 분들을 기리기 위해 준비한 분향소 설치마저도 막아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자영업자들을 기리고자 하는 것인데, 정부가 오히려 나서서 (분향소) 설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원순 분향소 방문객 2만명…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

    김 공동대표는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분향소는 집회가 아니라 제례(祭禮)라며 2만 명의 사람이 다녀갔다"며 "항상 자영업자에게만 방역법 위반을 적용하고 있는데, 정부가 저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 8일 비대위의 '1인 차량시위'에도 약 1400명의 경찰을 투입한 바 있다. 

    비대위 측은 이날 경찰의 강력한 제지에도 서울 일대에서 분향소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는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오늘 안으로 분향소 설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 ▲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 ⓒ강민석 기자
    ▲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