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대장동'… 9월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2건사전 이익 확정방식을 "획기적인 것" 자평… 윤창현 "이재명 찬양용 러브레터" 비판
  • ▲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뉴시스
    ▲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뉴시스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연구원이 2019년 두 차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치켜세우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두 보고서의 발행인 겸 연구자문을 맡았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는 인사로, 최근 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결국 해당 보고서는 이재명 지사를 찬양하기 위한 '러브레터'였던 셈"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보고서 관련해선 "대장동 개발 사업이 뭐가 그렇게 획기적이고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개인들이 3억원을 넣어서 3463억원을 받아갔는데 무슨 딴소리냐"고 따졌다.

    경기연구원 "불필요한 갈등·행정력 낭비 줄여"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연구원은 2019년 1월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징과 시사점', 같은 해 9월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정책 연구 보고서를 발행했다.

    두 보고서는 모두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사용된 사전 이익 확정방식을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대규모 개발 이익을 공공에 환원했다는 점에서 모범 행정 사례로 꼽은 것이다.    

    1월 보고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사용된 사전 이익 확정방식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사후 배당과 관련된 불필요한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9월 보고서에도 토씨 하나 안 틀린 채 그대로 쓰여 있었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성남시 환수 이익은 사전확정하고 최우선으로 보장하기로 인허가조건에 명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 ▲ 경기연구원이 2019년 1월 발행한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대장동 개발 사업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위)와 그해 9월 발행한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보고서(아래) 일부 내용. ⓒ경기연구원 보고서 캠처
    ▲ 경기연구원이 2019년 1월 발행한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대장동 개발 사업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위)와 그해 9월 발행한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보고서(아래) 일부 내용. ⓒ경기연구원 보고서 캠처
    "지배구조 명확… 성남시 이익 귀속 확실"

    보고서에는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1월 보고서는 '성남의뜰 주식회사 주주 구성', 9월 보고서는 'PFV 성남의뜰(주) 출자 현황' 제목의 표에서 각각 화천대유의 주식수, 지분율, 출자금을 상세히 밝히고 있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의뜰(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에 사업협약서에 명기된 성남의뜰(주)의 개발이익 또는 개발사업으로 인한 결과물은 성남시나 공사에 귀속되는 것이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사전 확정된 5503억원의 이익은 성남시가 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5503억원을 시민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개발 수익을 배당하는 과정에서 특정인들에게 수천억원이 넘게 흘러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당시 신생 업체였던 화천대유가 약 5000만원을 출자해 3년간 577억원의 배당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이한주 "보고서 내가 지시한 것 아냐"

    이 전 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보고서에 신생 업체가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을 가져간 것에 대한 내용은 없다'는 지적에 "당시에는 아마도 사업 정산이 안 이뤄진 것 같다. 그 (보고서) 내용은 내가 쓰질 않고 박사님(연구원)들이 썼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인 검증 절차들이 있어서 거기에 따른 것 같은데, 그게 내가 잘 기억이 안 난다. (보고서가) 있는 건 아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 정확히 잘 몰라서 말하기 좀 그렇다"고 해명했다. 

    '연구를 본인이 직접 지시한 것이냐'는 물음엔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며 "도민환원제 연구는 그 당시 자기들(연구원)이 연구 주제를 정해서 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