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제일 먼저 터뜨린 사람"… '고발사주 공작설' 나오자 반격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8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8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를 겨냥해 과거 '봐주기 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고 경고했다.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폭로에 배후 인물로 지목되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박 원장과 직접 통화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권 기자의 전언에 따르면, 박 원장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캠프를 겨냥해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며 "(나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국회에서 내가 제일 먼저 터뜨린 사람이다. 모든 걸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는 윤우진 사건 제일 먼저 터뜨린 사람"

    박 원장은 이어 "과거 국정원장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렸지만 지금은 국정원장인 제가 지나가도 새도 안 날아간다"며 "(정치 개입하면) 김대중 대통령님을, 문재인 대통령님을 어떻게 뵐 수 있고 국민을 배반할 수 있겠나. 그런 거 안 한다"고 했다.

    권 기자는 "윤석열 캠프에서 (고발 사주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몰아가려고 하자 경고를 날린 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고발 사주' 제보자인 조성은씨와 박 원장의 만남을 이유로 공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전날 조 씨, 박 원장, 성명불상자 1인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박 원장이 언급했다는 사건은 '윤 전 총장이 측근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형 윤우진 전 서장의 뇌물 수수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다. 2019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고 지난해 11월 진정 사건으로 검찰에 접수됐지만, 검찰은 1년 가까이 수사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김재원 "국정원장 지위 이용해 협박"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박 원장에 대해 "이미 드러난 자료들만 해도 정치개입의 혐의가 충분하다"며 "'꼬리를 밟은' 것이 아니라 '꼬리가 잡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당신의 모든 비리를 알고 있다'며 국정원장 지위를 이용해 협박까지 하고 있다"면서 "사납게 짖는 개는 사실 겁쟁이인 경우가 많다"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