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고 외치는게 불법인가?…소상공인 생존시위에 경찰 20개부대 투입""현재 방역정책 실효성 없는 것 입증… '위드코로나로 전면 재편해야"
  •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엽합회에서 영업제한 폐지 및 완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엽합회에서 영업제한 폐지 및 완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정부의 강도 높은 거리두기 지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자영업자의 손실을 제대로 보존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자영업자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살려달라, 장사만 제대로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너무나 당연한 절규가 1년 6개월 넘게 외면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유기준 수석부회장, 유덕현 소상공인연합회 서울 관악구 회장, 김기홍 전국자영업비대위 공동대표,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대표,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발생한 자영업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오 회장은 "지난 7일, 20년 넘게 서울 마포에서 맥주집을 운영했던 50대 소상공인분께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과 생활고를 버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같은날, 전남 여수에서 치킨집을 하시던 소상공인 한 분도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오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두 분 사장님을 비롯한 소상공인분들의 죽음 앞에 명복을 빌며, 비극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에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엄청난 피해 입어 살려달라고 하는데 왜 불법인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탄압 중지 △과도한 영업 제한 철폐 △온전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촉구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 시행 △생활방역위원회 및 손실보상위원회에 소상공인연합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오 회장은 "정부는 지난 8일 차량시위에 나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경찰 20여 개 부대를 투입해 차단에 나섰고 급기야 김기홍 자영업비대위 공동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며 "엄청난 피해를 입어 살려달라고 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외침이 왜 불법인지, 왜 범법자로 내모는 것인지, 정부에 묻는다"고 규탄했다.

    이어 "검찰은 김기홍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무혐의 처분하고, 경찰은 정당한 차량 행진을 보장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시위에 대한 정부의 탄압을 즉시 중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홍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소상공인에 대한 과도한 영업 제한을 철폐하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방역 정책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음이 입증됐다"고 밝힌 김 공동대표는 "정부는 이제 '위드코로나'로 방역정책을 전환하여 소상공인에게 온전한 영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손실보상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공동대표는 "영업중지와 시간제한만이 영업제한이 아니다"라며 "보건복지부는 집합금지, 시간대별 운영·이용제한, 시설면적 당 인원 제한, 영업행태 제한 등의 제한조치를 시행한 만큼 사실상 집합금지와 다름없는 인원제한 및 영업행태 제한의 경우도 반드시 손실보상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엽합회에서 영업제한 폐지 및 완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엽합회에서 영업제한 폐지 및 완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대출을 대출로 갚고 있다… 자영업자, 매일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호소한다"

    이창호 호프연합회대표는 "직장인들은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급여가 제로가 되지만, 자영업자가 영업을 멈추면 마이너스에서 시작한다. 임대료, 공과금, 인건비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시간이 지나 자영업자들이 이 마이너스를 감당하기 벅찬 상태"라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본 금액에 대한 연구·보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간제한과 인원제한을 철폐해 자영업자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 대표는 "자영업자들 1000명이 대화를 나누는 단체 카톡방에서 매일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며 "현재 자영업자는 대출을 대출로 갚아야 하고, 제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은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가 아닌, 살려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 후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요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조속한 시일 내에 자영업자들과 함께 차량시위 혹은 거리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