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관 “한국 언론, 대만 외교부장 기고문 소개…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라” 사실상 강요
  • 한국 언론이 대만 외교부장(외교부장관)의 기고문을 소개한 것을 두고 주한중국대사관이
    ▲ 한국 언론이 대만 외교부장(외교부장관)의 기고문을 소개한 것을 두고 주한중국대사관이 "한국 사회는 올바른 입장을 유지하라"는 등의 부적절한 표현을 담은 성명을 내놨다. 지난 7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부적절한 중앙일보 기고문 논란이 있은지 한 달 만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 달 만에 또 내정간섭 발언을 내놨다. 국내 한 언론이 대만 외교부장의 기고문을 소개한 것을 두고 “한국사회 각계는 대만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입장’을 유지하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여기서 ‘올바른 입장’이란 한국인 모두가 중국인처럼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대 없이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대만 관료 기고문 받지 말라”… 한국 언론에 개입하려는 주한 중국대사관

    뉴시스 등에 따르면,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2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근 한국 일부 언론이 대만 외교부문 책임자 우자오셰(대만 외교장관)의 기고문을 게재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연히 ‘두 개의 중국’ 주장을 비호하는 행위로, 하나의 중국이라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준칙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며, 대만 민진당 당국이 조국을 분열시키고 대만 독립을 도모하려는 비열한 행위”라고 중국대사관은 주장했다.

    중국대사관은 그러면서 “대만 민진당 당국의 궁극적 목적은 국제적으로 ‘두 개의 중국’과 ‘일중일대(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를 만들어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열시키려는 것”이라며 “중국정부는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대사관 “한국사회 각계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입장’ 유지하라” 강요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중국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이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리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주장한 중국대사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공인된 국제관계 준칙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 공동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내정간섭 수준의 표현도 있었다. “한국사회 각계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입장’을 유지하고 한중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함께 지켜나가야 한다”는 표현이다. 또 “(한국사회는) 대만 독립세력과 그들의 잘못된 언행으로 인한 간섭을 배제하라”며 “한중관계가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더 아름답게 발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대사관이 말한 ‘올바른 입장’과 ‘대만 독립세력의 잘못된 언행’ ‘한중관계의 안정적이고 아름다운 발전’은 모두 중국 측 주장이다. 한국사회는 중국이 요구하는 원칙과 기준을 따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국대사관의 이 같은 내정간섭 성명과 관련해 외교부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계획과 관련해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