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尹 정부선 조국·드루킹·추미애 없다… 낡은 정치 청산"홍준표 "탈원전 등 적폐청산해야… 분배 포퓰리즘 유혹도 막아야"상호 토론 없이 비전 발표만… "초등학교 학예회 같다" 불만도
  •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최재형, 박찬주, 안상수, 장성민, 원희룡, 하태경, 황교안, 박 진, 장기표, 유승민, 홍준표 예비후보)ⓒ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최재형, 박찬주, 안상수, 장성민, 원희룡, 하태경, 황교안, 박 진, 장기표, 유승민, 홍준표 예비후보)ⓒ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25일 우여곡절 끝에 당 대선 예비후보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비전발표회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대선 경선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으나 앞서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토론회로 추진했던 형식이 발표회로 변경되면서 김 빠진 행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한자리에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5층에서 '국민 약속 비전발표회'를 열었다. 장성민·안상수·박찬주·장기표·윤석열·홍준표·박진·원희룡·하태경·최재형·유승민(발표순) 대선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개회사에서 "다음 대선은 절대 질 수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선거다. 어느 때보다 강한 결기로 지도부가 이번 경선이 공정하면서 흥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무대는 여기 계신 예비후보들을 위한 것이다. 당당히 문재인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국민 마음을 얻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혐의를 받은 것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와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마땅히 자리를 빛내 줘야 하나 함께하지 못한 윤 의원의 결단과 당을 위한 희생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尹 견제구 없이 각자 비전 발표에 집중

    12명의 대선주자는 각자 7분 동안 자유롭게 자신의 출마 이유와 국정운영 비전을 소개했다. 다만 발표 시간이 짧아 구체적인 정책구상을 전하지 못했다. 각자 비전발표에 주력한 가운데, 핵심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를 향한 견제구는 날리지 않았다.

    윤 예비후보는 그간 이 대표와 캠프 인사의 갈등을 의식한 듯 "국민의 지상명령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의 단합과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발언을 시작해 봉합에 나섰다.

    윤 예비후보는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공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이 저를 정치에 불러낸 이유는 이념과 진영논리에 빠져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윤석열정부에서는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외교·안보분야 비전과 관련해서는 "북한에 굴종적인 태도로는 북핵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핵협상은 당당한 자세로, 북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연합훈련 실시 등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일에 있어서 북한의 눈치를 보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윤 예비후보는 "국익 최우선의 실사구시 외교를 통해 방향 잃은 국제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현 정권이 만든 공수처, 탈원전 등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퍼주기에만 집중하는 분배 포퓰리즘의 유혹도 막아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그 어떤 도전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홍 예비후보는 "2024년 총선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도심 고밀도 개발과 민간공급 확대, 공공부문 '쿼터 아파트' 도입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내년 대선은 1% 승부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권교체할 수 없다"며 "제가 그 지지층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후보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정치 신인' 최재형 예비후보는 "정치를 오래 했다고 자부하는 분들은 정작 나라가 망가지고 있을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며 "나라가 이 지경이 되는 동안 이렇게 될지 몰랐다면 무능이요, 알고도 방치했다면 공범"이라고 다른 주자들을 저격했다.

    대선주자 부동산 전수조사에 모든 후보 동의

    대선 예비후보들은 이날 국회의원뿐 아니라 대선주자들도 철저한 부동산 의혹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내년 대선에서 부동산이 주요 화두인 만큼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비전발표회 후 기자들이 대선주자 부동산 전수조사에 응할 것이냐고 묻자 "얼마든지"라며 "불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대선후보 전수조사를 선제적으로 주장한 홍준표 예비후보는 "당연히 해야 한다. 국회의원들도 했는데"라며 "권익위에 (부동산)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선후보 자격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원희룡 예비후보도 "대선후보라면 부동산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상, 경력, 그동안의 인생 등 모든 것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부동산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전발표회는 후보들이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읽는 등의 형태로 진행됐다. 차후 치열한 토론회에 대비하는 맛보기 자리라고는 하나 일부 후보는 상호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불만을 드러냈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토론회가 아닌 비전발표회로 행사가 치러진 소감을 묻자 "초등학교 학예회 발표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당연히 토론회가 됐어야 한다"며 "발표회로 하니 상호 간의 정책이나 대통령 자격에 대해 검증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행사가) 굉장히 싱겁게 됐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토론이 있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