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문' 유애자·배구협회장 "배구팬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태극마크 반납한 김연경 "너무 행복한 시간…감독·코치진, 후배들 고마워"
  • ▲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주장 김연경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종용해 물의를 빚은 유애자(59) 대한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사과 입장을 밝힌 뒤 사퇴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김연경(33)은 국가대표 은퇴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선수들 앞에서 '공치사'에 급급했던 유 전 부위원장의 인터뷰가 김연경으로 하여금 국가대표로 뛰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킨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유애자 "막중한 책임 느낀다" 협회 홍보부위원장직 사퇴

    유 전 부위원장은 12일 배구협회를 통해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인터뷰 과정에서 제가 사려 깊지 못한 무리한 진행을 했다"며 "배구를 사랑하시고 아끼는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의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힌 유 전 부위원장은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깊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중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오한남 배구협회장도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 회장은 "지난 9일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공항 내 언론 인터뷰 시 발생한 내용에 대해 배구를 사랑하시고 아끼시는 배구팬과 국민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회장은 "올림픽 4강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달성해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여자 대표팀을 환영하고 국민 여러분께서 궁금해하시는 사항을 김연경 선수의 인터뷰를 통해 전달드리고자 하는 자리였다"며 "사회자가 선수단에게 지급하는 포상금과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 메시지에 관한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하는 무례한 표현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관련 내용을 부각시키거나 어떠한 정치적 목적을 지닌 것이 아니었음을 정중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한 오 회장은 "2011~2012 터키시즌의 페네르바체 클럽 경기를 전담 해설하는 등 평소 김연경 선수와 친분이 두터운 사회자가 배구 선배로서 스스럼없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김연경 "후배들이 잘해 줄 거라 믿어" 국가대표 은퇴

    같은 날 오후 2시 김연경은 17년간 뛰어온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구협회는 "이날 김연경이 협회 사무실에서 오 회장과 면담을 갖고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배구협회를 통해 "막상 대표 선수를 그만둔다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든다"며 "그동안 대표선수로서의 활동은 제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간 많은 가르침을 주신 감독님들과 코칭스태프님들, 같이 운동해온 대표팀 선배님, 후배 선수들 너무 고마웠다"고 인사한 김연경은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김연경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표팀을 떠나지만 우리 후배 선수들이 잘해 줄 것이라 믿는다. 비록 코트 밖이지만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