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방에 있는데… 국민의힘과 사전 협의 없이 수시간 전 입당 결심입당식에 의원은 불과 4명만 참석… 정치권 압박 부담감으로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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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예비후보가 30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간 '8월 입당설'이 유력했던 윤 예비후보가 정치권 여론에 밀려 입당 시기를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윤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1시50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면담 후 입당원서를 제출했다."입당 결심 몇 시간 안 돼"기자간담회의 화두는 윤 예비후보의 입당 시기였다. 그간 민심행보를 이어오면서 숱한 질문에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즉답을 피했으나, 급작스럽게 입당 소식을 전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윤 예비후보는 이날 입당한 이유로 "저는 처음부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좀 더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싶었는데 많은 분을 만나보니까 그런 불확실성을 없애고, 나중에 참여가 아니라 초기부터 가야겠다 하는 생각을 국민께 빨리 알려드리게 됐다. (입당을) 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된다"고 밝혔다.윤 예비후보는 입당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사전 협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 권 의원은 "저도 오전에 들었다. (윤 예비후보가) 2시쯤 뵐 수 있느냐고 해서 보겠다고 했더니 당사에서 보자고 하기에 입당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당 지도부 지방 일정에 조촐한 입당식특히 윤 예비후보의 입당 발표는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남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이뤄졌다. 이 대표도 윤 예비후보의 입당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김기현 원내대표도 휴가여서 그의 입당식은 권영세·장제원·박진·최형두 의원 등 소수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지난 15일 대선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당 지도부의 환대 속에 입당한 모습과 사뭇 다르다.권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오늘 입당식이 작은 규모밖에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다음주 쯤에 윤 예비후보의 위상에 걸맞게 지도부가 전체 모인 상황에서 성대한 입당식을 하기로 대표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국민의힘은 이날 윤 예비후보의 당사 방문 소식에 기자들에게 "당 지도부에 따로 협의된 내용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당 지도부의 지방 방문은 사전에 공지된 일정임에도 윤 예비후보가 이날 입당을 선언하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윤 예비후보는 "(이준석 대표 등) 지방 일정은 저는 몰랐다. 관련 인사나 이런 것은 다음주에 하면 되는 것이고, 충분히 교감을 갖고 진행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그간 '8월 중'이라는 관측과 달리 윤 예비후보가 입당을 서두른 데는 정치권의 압박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72명은 이날 윤 예비후보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26일 정진석·권성동·유상범 등 국민의힘 의원 40명이 입당을 촉구한 바 있다.윤석열 독단적 태도에 지도부 당황전날 밤에는 다음달 2일 입당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윤 예비후보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여의도 안팎에서는 애초 2일로 정해졌으나 윤 예비후보가 보도를 보고 급작스럽게 결심을 바꿨다는 말도 흘러나왔다.윤석열 대선 캠프에 따르면, 윤 예비후보는 이날 권영세 의원 면담과 기자간담회 주제에 관해 캠프 직원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예비후보가 더 이상 자신의 감정에 따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이 대표는 광양 포스코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예비후보가 8월이 아닌 7월에 입당한 것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보안 등 이유로 전격 입당을 선택한 것 같다"고 사전 조율이 없었음을 밝혔다.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윤 예비후보의 입당은 당연히 환영한다"면서도 "앞으로 공당의 일원이 됐으니 지도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