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캠프 인사들 사이 '백제 발언' '노무현 탄핵' 공방 계속
  •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더불어민주당이 네거티브로 과열된 대선 경선의 분위기를 식히기 위해 신사협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선거 캠프 간 언쟁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캠프 관계자의 입을 빌려 대리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이재명 선거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전 대표 측이 '백제 발언'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 캠프의 대변인이나 후보나 모든 사람들이 언론인 출신이 많은데 그렇게 편집해서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백제 발언' 논란은 이 지사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를 통합한 적이 없다"고 발언하면서 불거졌다. 이 발언을 두고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호남 후보 불가론'이라며 반발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탄핵' 논란도 재차 끄집어냈다. 이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 탄핵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 지사 측의 주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김 의원은 "내가 보기에는 그동안 얘기했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적통 후보로서 자기 정당성과 명분에 근거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캠프의 수석대변인을 맡은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이 전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역 비하는 민주당이라든가 우리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평생을 걸고 극복하고자 했던 내용"이라며 "누구도 지역 비하를 우리 캠프 측에서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 이낙연 캠프에서 꺼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 측의 '백제 발언'과 '탄핵 공세'를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반박에 나섰다.

    이 전 대표 측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후보의 인터뷰 전문을 다섯 번 정도 다시 읽었다"며 "그런데 결론은 특정 지역에 대한 불가론의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표결 진실 공방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후보야말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 임기 후반에 상당히 정치적으로 어려웠을 때 공격하는 언행을 주도한 분이지 않으냐"며 "그런 분이 자꾸 지금까지도 그런 네거티브성 발언을 하고 캠프에서 자꾸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경선 후보 6인을 불러모아 '원팀 협약식'을 진행한다. 상호 비방전으로 후보 사이에 쌓인 감정의 골을 식히기 위해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자리다. 

    하지만 후보 캠프 인사들이 협약식 하루 전까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신사협정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쏟아진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기본적으로 선거법에도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상대 후보 약점을 공격하는 것은 합법적인 네거티브 선거 행위"라며 "중앙당에서 어느 정도 통제하고 제약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신사협정으로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