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등 北 해킹에 노출… "이래도 9·19군사합의, 판문점선언 유효한가"
  •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뉴데일리DB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뉴데일리DB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의 해킹 공격에 침묵하는 문재인정부의 태도를 두고 "제발 정신 차리라"고 질타했다. 태 의원은 특히 북한의 해킹이 9·19남북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北 해킹 공격… 9·19남북군사합의 어긋나"

    태 의원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북한의 해킹 공격에 노출된 것과 관련 "이래도 9·19남북군사합의, 판문점선언이 유효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태 의원은 먼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고 9·19남북군사합의를 언급했다.

    이어 "'모든 공간'임을 합의서 내에 명백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공간'을 활용해 테러를 감행하는 것 자체가 북한이 남북군사합의 이행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주었는데도 우리 정부만 9·19군사합의에 결박당해 있다"고 꼬집었다.

    태 의원은 또 미 국무부가 북한의 해킹 공격에 우려를 표한 것을 거론하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안보를 걱정하며 국제사회 협력을 주문해 나서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마음대로 발사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민·관·군을 가리지 않고 테러를 게임 하듯이 반복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을 향한 명백한 적대행위이고 국고 유출과 인명 피해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중차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침묵하는 文 정부… 제발 정신 차리라"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과 종전선언 촉구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힐난한 태 의원은 "9·19군사합의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했으며, 판문점선언은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지 못하고 북핵 증강만을 가져왔다"고 개탄했다.

    태 의원은 "현실에서 북한에 매 맞는 것도 모자라 가상(사이버) 공간에서도 북한에 매 맞는 문재인정부의 현실이 참으로 딱하다"면서 "지금이라도 제발 정신 차리고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하며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강력히 대응해 나가라"고 촉구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6월1일 피해를 신고받고 조사 중"이라며 "12일 정도 북한에 노출됐다"고 보고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 발전과 핵연료 원천기술 등을 보유한 국가 보안시설이다.

    또 북한 연계조직의 해킹 공격을 받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내부망(업무망)과 외부망(인터넷망)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아 해킹에 뚫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군 전력사업을 책임진 대형 방산업체가 '망 분리'에서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정원은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도 해킹 정황이 포착돼 며칠간 노출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보고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 안보시설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해킹 공격은"중대한 사이버 위협"이라면서 "좀 더 폭넓게 얘기하자면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은 미국을 위협하고, 동맹과 전 세계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는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