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일제 점령했다는 뜻으로 occupy 썼는데… 이재명, 단어 직역해 대한민국에 연결""대한민국=美 점령군+친일세력 합작품" 역사관이 더 문제… 침략군이라고 하고 싶었나
  • ▲ 여권 인사들의
    ▲ 여권 인사들의 "미군은 점령군"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 남구을 당협위원장이 6일 미군정 당시 미군의 포고문 원문을 공개하고 공개 반박에 나섰다. ⓒ이종현 기자
    여권 인사들의 "미군은 점령군"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언주 전 의원이 미 군정 당시 미군의 포고문 원문을 공개하고 반박에 나섰다. 

    이 전 의원은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주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거론하며 "영어 직역을 이용해 맥락을 생락한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고령 영어 단어 직역, 무식의 소치"

    이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해방 직후 선포된 미 군정 당시 포고령 원문을 게시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미군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반도의 '주둔군 또는 주재군'이고, 해방 직후 미군은 항복한 일제에 대해서는 '점령군'이며 조선 영토에의 '주둔군'이자 조선 인민을 위한 '해방군'"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공개한 포고령 원문은 미군을 'occupying forces'라고 표기하했다. 포고령에 "일제 항복문서에 의거, 승전군인 미군이 일제 치하의 조선 38선 이남 영토를 (일제로부터) 넘겨받았다"는 의미로 '점령했다'는 뜻의 영어 단어 'occupy'를 사용했다는 것이 이 전 의원의 주장이다.

  • ▲ 이언주 위원장이 6일 미군정 당시 포고령 원문을 공개했다. ⓒ이언주 위원장 페이스북
    ▲ 이언주 위원장이 6일 미군정 당시 포고령 원문을 공개했다. ⓒ이언주 위원장 페이스북
    "여기서 occupy의 적국은 조선이 아니라 일제이고, 조선인은 독립과 해방의 대상이며, 그것이 미 군정의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 이 전 의원은 "어차피 당시 조선은 주권이 없었기 때문에 occupy의 물리적 영토가 조선땅일 수는 있어도 군사적 대상인 적국은 조선이 아니라 당연히 일제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그런데도 포고령의 'occupy'라는 단어를 직역해서 점령군이라 하고, 그것을 지금의 대한민국에까지 연결하는 것은 적국과 해방 대상 혹은 주둔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식의 소치이자 국가관과 역사관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미군은 침략군이라는 말 하고 싶었던 듯"

    특히 이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의 역사관에 우려를 금치 못했다.

    이 전 의원은 "굳이 직역해서 미 점령군이라 쓰고 싶으면 '일제에 대한 미 점령군'이라 써야 하는데, 이 지사의 최초 발언의 앞뒤 맥락을 보면 그게 아니라 '조선(대한민국) 점령군' '침략군'이란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지사의 발언 중 더 심각한 것은 미 점령군이라는 용어 자체보다도 대한민국이 미 점령군과 친일세력의 합작품이라는 역사 인식"이라고 지적한 이 전 의원은 "미군은 군정의 목적을 잘 이행하여 대한민국이 자유민주 독립국가로 건국되었고, 대한민국의 초대 이승만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이 건국의 주축세력이었음이 엄연한 사실인데 그것마저 왜곡하고 있는 듯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 계속되는 현대사 논쟁은 여권 인사들이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촉발됐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5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 나서 "미군은 점령군, 소련은 해방군"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도 지난 3일 경북 안동을 찾아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은가"라고 언급했다.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이 지사는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을 마친 후 "해방 후 미군이 38선 이남을 점령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점령군은) 이승만 대통령도 썼던 표현"이라고 재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