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陳, 뉴데일리TV 주최 '대한민국의 길, 진중권 묻고 홍준표 답하다'서 정치·사회 현안 토론洪 "복당한다고 옛날로 돌아가지 않아" 陳 "좌우 없이 국민 원하는 입법, 보수의 길 열 것"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자신에게 덧씌워진 '막말 프레임'에 대해 "막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복당은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 세대의 시대정신으로 홍 의원은 '선진강국'을, 진 전 교수는 '공정'을 꼽았다. 7일 방송된 뉴데일리TV 주최 특별대담에서다.

    홍 의원과 진 전 교수는 이날 '대한민국의 길, 진중권이 묻고 홍준표가 답하다' 주제로 진행된 대담에서 보수와 진보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 시대정신, 국민의힘 전당대회, 페미니즘 논쟁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특별대담은 진 전 교수의 저서 <보수를 말하다>를 바탕으로 꾸며졌으며, 사전 질문지 교환 없이 현장에서 즉문즉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홍 의원과 진 전 교수가 TV나 유튜브를 통해 '1 대 1 대담'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막말, 홍 의원 장점 가린다" 지적에 洪 "막말 아냐"

    포문을 연 것은 진 전 교수였다. 진 전 교수는 '막말 프레임'이 홍 의원의 장점을 가린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라며 "하지만 사실 막말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막말을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생각을 하고 하는 말들인데 그걸 막말로 포장한다"며 "막말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정치는 자기 편만 보고 하는 게 아니잖냐"면서 "막말을 싫어하는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선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진 전 교수는 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반대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후) 변화의 시도를 했고, 그런 변화들과 LH 사건 같은 국민들의 분노가 만나 이번 재보선에서 결과로 나타났다"며 "보수층이 승리 공식을 습득한 것인데, 홍 의원이 복당하면 옛날 모드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 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에 대해 "(홍 의원 복당으로) 하나의 세력이 형성될 텐데, (그 세력들이) 현재 보수의 변화를 보수가 아닌 걸로 규정하면 홍 의원이 당의 혁신을 가로막는 구심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있다"고 부연했다.

    진중권 "洪 복당, 과거 회귀" vs 洪 "과거 회귀, 동의 못해"

    홍 의원은 "세월이 지나면 사람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며 "(내가) 복당을 하면 당이 옛날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후) 1년간 복당을 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있었던 것은 1993년 동화은행 사건 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개인적 악연 때문"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있을 때는 (국민의힘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나간 후 바로 복당 신청을 했다"며 "무소속은 정치적 의미도 없고 해서 (복당 신청을 하면서) 당으로 돌아가 내년 대선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 진 전 교수가 "지난 대선에서 이미 국민의 선택은 내려졌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대권 도전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자, 홍 의원은 "보수진영 후보도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서 한 번 평가 받았으니 (당을) 나가라 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에 나설 때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불과 4%로 괴멸 직전이었지만, 선거 결과 2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괴멸됐던 당을 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째 당선된 거 아니냐. YS도 그렇고, DJ는 네번째 다시 나와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가졌지 않냐"며 "지난 대선에서 떨어졌으니 그만 나와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洪 "文, 두 번째 당선… 왜 난 안 되나"

    진 전 교수는 홍 의원을 향해 콘텐츠가 낡고 변화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제까지 반공주의, 시장 만능주의 같은 보수를 버텨왔던 콘텐츠는 시대착오가 됐다"며 "새로운 콘텐츠를 마련해야 하는데 지난 대선 낙선 이후 새로운 메시지를 낸 것도 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진 전 교수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대한민국에 반공보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극좌는 있어도 극우는 없다"며 "극우는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사람인데, 태극기 세력이 어떻게 극우냐. 아스팔트 보수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민주노총을 배척하지 않는다. (극좌를) 포용은 하되 정책을 따라가지 않는다"며 "국민의힘과 태극기 세력도 그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면 된다"고 했다.

    홍 의원과 진 전 교수는 노동개혁에 대해선 첨예하게 대립했다. 홍 의원은 노동의 유연성을 강조한 반면, 진 전 교수는 임금 같은 부분에서 차별이 문제라고 맞섰다.

    홍 의원은 "메르켈이 독일의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메르켈 이전에 사회민주당 당수였던 슈뢰더가 하르츠 개혁(노동시장개혁법안)을 추진해 노동 유연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기업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요하지 말고, 노동 유연성을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독일의 경우 비정규직과 정규직 임금차별이 없다"며 "오히려 비정규직이니 임금을 더 받는다. 그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洪 "중도는 어떤 사람?"… 陳 "이념 아닌 정책 보는 스윙보터층"

    홍 의원은 '중도'를 강조하는 진 전 교수에게 "중도는 어떤 사람들인가" "중도를 위한 정책이 있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 진 전 교수는 "중도는 이념이 아닌 정책을 보는 스윙보터층"이라며 "버스중앙차선 같은 실용주의 노선이 중도에서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독일의 사회민주주의 정책, 사회복지 정책은 모두 우파 정당이 만든 거"라며 "좌파 정책이라도 우파 브랜드를 찍어버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 의원은 2008년 '반값 아파트' 법안을 통과시킨 일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처음 도입한 일 등을 언급하면서 "저는 정치를 하면서 좌파를 나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좌파 정책을 많이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에 진 전 교수가 일조한 것 아니냐는 홍 의원의 발언에 "억울하지만 그런 비난을 많이 받는다"며  이 후보에 대해 보수층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저는 문재인 정권과 싸웠고,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는 모습들을 봐서 굉장히 기쁜 부분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지난 총선에서 느꼈던 절망감을 다시 느낀다"고 했다.

    "전당대회 보니 보수에 절망감 다시 느껴…정치인 자격시험은 코미디"

    이어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제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안되고 오히려 오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돼 버릴 것 같다"며 "보수층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정치인 자격시험제도에 대해선 '코미디'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좀 있으면 국회의원을 위한 대치동 논술과외, 노량진 대선후보 코스도 나오지 않겠냐"며 "이런(정치인 자격시험제) 말도 안 되는 황당한 걸 사람들이 쇄신으로 알고 환호하고 있는 걸 보면서 보수층이 이 정도로 현실 파악이 안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전당대회와 관련, "복당도 안 된 상황에서 전당대회 개입은 옳지 않다"면서도 "이준석 현상이라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이준석 현상은) 국민들이 바라는 게 변화와 개혁 아니냐. 그런 바램의 표시로 본다. 전당대회는 당원투표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과 진 전 교수는 페미니즘 논쟁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진 전 교수는 "정치인은 갈라치기를 하면 안 된다"면서 "하지만 그 친구(이준석 후보)는 남녀를 갈라치고, 세대도 갈라치고, 자신에 대한 비판은 '꼰대 프레임'으로 이런 부분이 걱정된다"고 했다.

    洪 "페미니즘 논쟁, 진 교수 의견 따르겠다"

    홍 의원은 "페미니즘 논쟁 보다 휴머니즘 논쟁이 현 사회에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며 "페미니즘 관련해선 진 전 교수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끝으로 '선진강국'을 현 세대의 화두(시대정신)으로 꼽으며 "대한민국이 이제 보수와 진보 양쪽 진영의 대립을 넘어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담을 통해 진 교수에게 많이 배웠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사태 이후 공정이 화두가 됐다"며 "공정 사회를 위해 통합과 대화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의원이 입법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언급하며 "좌파 정책이든 우파 정책이든 국민이 원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며 "그러면 성공할 것"이라고 덕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