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추진위, 상륙공격헬기 개발·패트리어트 업그레이드·장보고-III Batch-II 건조 등 결정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시한 해병공격헬기. 엄밀하게 말하면 무장헬기다. ⓒKAI 홍보자료 캡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시한 해병공격헬기. 엄밀하게 말하면 무장헬기다. ⓒKAI 홍보자료 캡쳐.
    방위사업청은 서욱 국방장관 주재로 지난 26일 제13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를 열고 상륙공격헬기 도입·패트리어트 미사일 업그레이드·대형수송기 2차 도입·장보고 Ⅲ급 잠수함 batch-Ⅱ 건조·백두체계 업그레이드 사업의 추진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상륙공격헬기, 논란 많은 ‘마린온 무장 탑재형’으로

    방사청에 따르면, 이날 방추위에서는 ▲상륙공격헬기 사업추진 기본전략 ▲패트리어트 성능개량 2차 사업추진 기본전략 ▲대형수송기 2차 사업추진 기본전략 ▲장보고-III Batch-II 후속함 건조계획 ▲백두체계능력보강 2차 체계개발 기본계획 ▲군 위성통신 체계-II 양산계획 ▲공지통신무전기(SATURN SATURN: Second generation Antijam Tactical UHF Radio for NATO (고속 주파수도약방식) 성능개량 사업추진 기본전략 등 7개 사업을 논의했다.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사업은 상륙공격헬기다. 방사청은 “소요 군(해병대)의 작전요구성능(ROC) 충족 역량, 상륙기동헬기 ‘마린온’과의 호환성 및 운영유지 효율성, 향후 유·무인 복합체계(MUM-T·헬기에서 무인기를 발진·조종하는 체계) 구축 등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게 개발을 맡기겠다는 의미다.

    상륙공격헬기 사업은 2022년부터 2031년까지 1조 6000억원을 들여 추진할 예정이다. 과거 수리온 단가를 토대로 계산하면 50대 안팎의 도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해병대는 기동성과 생존성이 높고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진짜 공격헬기’ 도입을 희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마린온’ 무장형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큰 논란이 일었다. ‘수리온’에 무장만 장착해서는 공격헬기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후 방사청은 민간업체에 사업 평가 용역을 맡겼고, 여기서도 ‘마린온’ 무장형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자 사업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방사청은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마린온을 베이스로 한 소형무장헬기(LAH)를 개발하면서 습득한 각종 체계·기술을 사용하면 해병대에서 원하는 공격헬기 사양을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패트리어트 업그레이드, 대형수송기 도입 2차 사업도 추진
  • 2018년 11월 대우조선소에서 진수 준비 중인 '도산 안창호'함. 배수량 3000톤급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11월 대우조선소에서 진수 준비 중인 '도산 안창호'함. 배수량 3000톤급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2차 성능개량 사업도 추진한다. 방사청은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패트리어트 PAC-2 발사대를 PAC-3로 개량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7700억원을 들이게 되는 이 사업을 통해 “적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방사청은 기대했다.

    대형수송기 도입 2차 사업도 추진한다. 해외구매와 국내생산을 혼합한 방식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에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4800억원이 소요된다. 방사청은 “대형수송기 도입 2차 사업은 국내 방산업체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상 최초로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구매와 국내생산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1차 도입 사업을 통해 들여왔던 C-130J-30 이외에 다른 기종으로 도입 가능성도 넓혀 보겠다는 게 방사청의 의도다.

    마지막 재래식 잠수함 ‘장보고-Ⅲ batch-Ⅱ’ 건조, ‘백두 정찰기’ 업그레이드도

    배수량 3600톤급 잠수함을 건조하는 ‘장보고-III Batch-II 사업’도 추진한다. 이미 2016년 시작된 이 사업에는 2029년까지 3조 41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도산 안창호’급으로 알려진 장보고-III급 잠수함 가운데 4~6번째로 건조되는 batch-Ⅱ는 해군의 마지막 재래식 잠수함이 될 전망이다. batch-Ⅲ부터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군 측은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은 지난 30년 동안 갈고 닦은 한국 잠수함 기술의 집합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신호첩보(SIGINT) 수집기 ‘백두’의 업그레이드 사업도 추진한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8700억원을 들여 기존의 신호첩보수집체계 성능을 국내 기술로 대폭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2025년까지 8800억원을 들여 ‘군 위성통신체계-Ⅱ 사업’을 시행하고, 2022년부터 2028년까지 1조 9000억원을 들여 ‘SATURN(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2세대 반전파방해 전술 극초단파 통신)’ 규격에 맞는 공중지상무선통신기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 무선통신기는 전파방해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고속의 주파수 도약 기능으로 도감청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