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송영길·홍영표·우원식 거론, 원내대표 윤호중 유력… 최고위원도 전당대회서 선출키로
  •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선거 패배 후 연일 반성과 쇄신을 외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과 원내대표 모두 친문 인사가 유력주자로 꼽힌다. 당내 비주류에서 친문 인사들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여전히 친문 주류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전당대회·원대선거서 변화 기대 어려워"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2일 통화에서 "모두 쇄신과 반성을 이야기하지만, 원인 분석은 전혀 다른 것이 문제"라며 "당심과 민심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주류가 장악한 전당대회나 원내대표선거에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말해도 공염불"이라고 꼬집었다. 

    5선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일부 당심으로 대표되는 의견이 과다 대표돼 있다"며 "소위 강성 의원들의 의사, 일부 의원들의 의견이 지나치게 대표돼서 거기에 휘둘렸다는 점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원내대표선거에 이어 다음달 2일에는 임시전당대회를 치른다. 하지만 당권에 도전할 인사로 거론되는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의원은 모두 친문(친 문재인) 색채가 짙다. 

    게다가 민주당 비대위는 지난 11일 최고위원도 중앙위원회가 아닌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도록 의결했다. 당초 중앙위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당내 친문 의원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수정 의결한 것이다. 선출 방식이 변화하면서 최고위원 선출에서도 친문 인사가 득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친문 독점한 당 구조상 새 인물 출현 가능성 낮아

    당 지도부와 원로 고문단, 국회의원, 기초·광역단체장, 시·도당, 지역위원장과 각급 전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에서는 당내 의견 조율과 정치적 고려가 가능해 다양한 색깔의 인사가 최고위원에 선출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는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강하게 작용해 사실상 핵심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인사가 최고위원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원내대표선거에서도 주류 인사의 당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원내대표선거는 핵심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의원과 비주류로 꼽히는 박완주 의원이 12일 출사표를 던지면서 2파전 양상으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무게중심이 벌써 윤 의원에게 쏠리는 모양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 의원은 당내 대표적 '친문' '친 이해찬' 인사로, 여야의 쟁점법안 강행 통과에 앞장섰다. 친문 주류가 다수인 민주당 의석구조상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다.

    비주류는 비판 계속… "그 나물에 그 밥, 앉아서 죽는다"

    대항마로 꼽히던 안규백 의원의 불출마도 윤 의원에게는 호재다. 안 의원은 12일 성명을 통해 "당원동지들과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윤 의원과 안 의원은 경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며 "안 의원이 윤 의원에게 양보한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와 원내대표선거가 친문 일색의 뻔한 구도로 흐를 듯한 모습을 보이자 당내에서는 '친문 2선 후퇴론'이 계속됐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2일 오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재선의원모임 후 "당내 경선에서 지금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가면 앉아서 죽는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을 전당대회에서 뽑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그거(최고위원 전당대회 선출) 주장하는 분들이 다 전당대회 하면 메리트가 있는 분들"이라며 "오만한 것이다. 기득권을 못 버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뻔한 인물로 나서면 뻔한 구도로 갈 수밖에 없고 뻔한 패배를 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원내대표선거와 전당대회에서 인물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