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한 김종인 "야권 대통합 타령 말고 '자생력 강화'에 힘쓰라"… 국민의힘에 충고
  •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이 선거기간 힘을 보탠 국민의당과 통합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수싸움에 들어갔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야권의 승리 요인은 안철수라는 견인차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따른 반사이익"이라고 강조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헌신' 덕분에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을 야권 대통합의 플랫폼으로 만들자"며 국민의힘 중심의 야권 통합을 주장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직(織)을 내려놓은 김종인(사진)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금 '야권'이란 것은 없다"며 실체도 없는 야권과 '대통합 타령'을 하는 게 우습다는 시각을 드러내 주목된다. 이는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함께 선거운동에 나선 국민의당의 '역할론'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합당의 시기와 방법을 논의 중인 양당 모두를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그 정도 수준의 정치인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비례대표 세 사람뿐‥ 실체도 없는 당과 무슨 통합을 논하나" 

    11일 보도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선거 당일 안철수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나.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가.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오세훈'을 찍었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꾸짖었다.

    그는 "지금 야권이란 것은 없고,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야권을 부르짖는 것"이라며 "실체가 없는데 무슨 놈의 야권인가.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당을 부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국민의당이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안철수는 지금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인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대선은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안철수, 절대 합쳐질 수 없다"

    그는 '선(先) 통합 후(後) 전당대회' 같은 논쟁에 대해서도 "내가 대한민국 야당 생리를 1960년대부터 본 사람"이라며 "자신이 없으면 집어치워 버릴 것이지, 밤낮 '통합, 통합' 한다. 국민의당과 합당하면 당협위원장 나눠 먹어야 하고, 당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지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힘을 합치는 방안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드리웠다. 그는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철수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 가져다가 얘기한 것"이라며 "윤석열과 안철수는 합쳐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윤석열에 관해서는 판단을 해봐야 한다"면서 "나는 그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연락한 적도 없다. 대통령이 무슨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해줄 수는 있어도, 내가 달리 도와줄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그는 '대선까지 당을 이끌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잘난 사람들이 많다"면서 "대선에서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봐야 별로 의미가 없더라. 다 실패한 사람들이 되지 않았나. 또 그런 짓은 안 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