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리 모델링 TF팀 "감염 재확산 시기와 유사한 상황"… 의료계 "거리두기 연장 궁여책으론 역부족"
  •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뉴시스
    ▲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금과 같은 정부 방역 체계로는 하루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2주 뒤 880명, 한 달 뒤에는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수학적 계산이 나왔다. 정부가 자영업자 고충과 국민 불편을 이유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3주 연장하기로 한 것 만으로 확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가 후원하는 '코로나19 수리 모델링 태스크포스(TF)' 정은옥 건국대학교 수학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9일 기준 1주 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760명으로 예측됐다. 2주 뒤에는 880명, 4주 뒤인 5월 초에는 109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거리두기 체계 강화하지 않으면 2주 뒤 신규 확진 880명"

    9일 기준 전국 감염 재생산지수를 1.18로 추정하고 생활 방역 집단의 행동 변화를 고려한 예측 결과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1명의 감염자로부터 발생하는 2차 감염자 평균으로, 1을 넘으면 유행이 확산하는 것으로 본다. 연구팀은 수도권과 충북권, 경북권, 경남권, 호남권, 제주도 등 강원도를 제외한 전 지역의 재생산지수를 1 이상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현재 생활방역 그룹의 행동 변화 강도가 지속된다면 향후 2주 후 신규 확진자 수가 880명으로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현 수준은 재확산 시기 수준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정도로 행동변화가 강화되면 일일 확진자 수가 1주 후 440명, 2주 후 250명, 4주 후 80명까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당초 11일 자정까지로 예정된 현행 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처를 5월2일까지 3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에서 다수 확진자가 발생 중인 유흥시설에 대해선 2단계 지역에 한해 집합 금지로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한편, 방역수칙 준수 등 유흥시설의 자율적 노력 상황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로 집합금지를 오후 10시까지 운영 시간 제한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집합금지 대상 유흥시설에는 룸살롱, 클럽, 나이트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감성주점, 콜라텍, 홀덤펍 등이 해당한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가중되고 있는 국민생활 불편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3차 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12월 초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며 "엄중한 상황에서 감염확산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고 안정적인 백신접종 여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역 활동에 총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서도 이 같은 조치 만으로는 4차 유행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비율이 늘어나는 데다 감염 재생산지수가 1을 넘는 등 방역이 풀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유흥시설의 영업을 다시 금지하고 현행 거리 두기를 3주 연장하는 방역 조치 만으로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에 600~700명 확진자가 발생하는 데도 정부도 국민도 모두 예전 확진자가 60~70명 발생하던 때보다 둔감해져 있다"며 "언제나 가장 큰 적은 방심"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신규 확진 614명… 최근 일주일 간 하루 평균 지역감염 590.7명

    한편 1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14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9559명이다. 주말 검사량이 반영되는 일요일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넘은 것은 3차 유행이 발생했던 지난 1월 10일(657명) 이후 91일 만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국내 지역감염 환자는 594명, 해외 유입 환자는 20명이다. 최근 일주일(4월 5일~4월 11일) 지역감염 환자는 449명→459명→653명→674명→644명→662명→594명이다. 이 기간 하루 평균 지역감염 환자 수는 590.7명으로 직전 1주(3월 29일~4월4일) 484.7명보다 106명 늘었다. 같은 기간 감염 재생산지수도 1.07에서 1.12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