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회의원 49명 중 41명, 구청장 25명 중 24명, 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여당"사전투표 이겼다" 박영선 문자, 사실일 수도… 민주당, 강남3구 투표율 높자 풀 죽어
  • ▲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이종현 기자
    ▲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이종현 기자
    4·7 서울시장보궐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사전투표에서 이겼다"며 "3%p 내외의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의 사전투표율은 21.9%로 3년 전 서울시장선거 때보다 2.8%p 상승했다. 통상 친여 성향 유권자들은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승리를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직력을 동원하면 서울시 유권자(약 840명) 중 최대 200만 명까지 동원할 수 있다"며 본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투표율이 50%에 그칠 경우, 절반에 가까운 표가 민주당 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3%p 박빙? 1%p 초박빙" 민주당 자신감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4·7보궐선거 투표 독려'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면서, 자신이 전날 '3%p 내외 박빙의 승부'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설마 하루 만에 바뀌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했다"고 주장한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후 "1%p 초박빙을 예상한다"며 "나는 2~3%p 차이를 말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 위원장보다 더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민주당이 높은 사전투표율을 근거로 초박빙 승부를 예상한 데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중앙일보의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전투표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53.5%는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지지는 38.0%에 불과했다.

    "민주당 조직력 무시 못한다" 국민의힘 호소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에서 이겼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며 지지자들의 본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민주당의 조직력을 간과하면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서울의 국회의원 49명 중 41명, 구청장 25명 중 24명, 시의원 109명 중 101명, 구의원 중 3분의 2가 민주당 소속"이라고 강조하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10년간 양성한 (시민단체 등) 조직이 30만 명 정도라고 본다. 이 조직력을 동원하면 200만 명까지 동원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이 여론조사만 믿고 민주당의 조직력을 우습게 보고 있다"고 한 진보정당 중진의원의 발언을 전하며 "박영선 후보가 선거법을 어겨가면서 사전투표에서 이겼다고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 절박한 상황이다. 꼭 투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박영선 후보 선대위 조직총괄본부는 지난 5일 "사전투표에서 이겼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캠프 특보, 위원장, 본부장 등에게 보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강남3구 높은 투표율에… 與 "우려스럽다"

    다만, 이날 오후 12시 기준 본투표에서 보수성향이 강한 강남3구의 투표율(서초 18.8%·강남 18.1%·송파 16.3%)이 다른 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맞지만,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투표상황을 보니 강남3구의 투표율이 높고, 전통적인 저희들 텃밭인 구들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