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낸지 두 달 만에 '폭로자 고소' 계획 밝혀 홍국생명 "선수 개인 차원의 고소… 구단과 무관"
  • ▲ 지난 1월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경기 전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월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프로배구 올스타 팬 투표로 올스타에 선정된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이 경기 전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학창 시절 친구들을 상대로 학교폭력(학폭)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휘말려 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이재영·이다영(25) 자매가 '학폭 폭로자'를 고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채널A에 따르면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측근이 지난 5일 프로배구 흥국생명 관계자와 만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법적대응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영·이다영 측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폭로 내용엔 맞는 부분이 있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하지 않은 일도 포함돼 있고, 이로 인한 피해가 크기 때문에 오해를 바로잡으려 소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재영·이다영 측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 바로잡으려 했지만,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만날 수가 없어 답답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하지도 않은 일이 마치 한 것처럼 돼 있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흥국생명 측은 "최근 두 선수가 김여일 단장과 접촉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전한 사실이 있지만 이는 구단과 협의된 사안이 아니"라며 "고소 문제는 선수들이 결정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돈 뺏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로 칭하며 욕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폭 의혹은 지난 2월 10일 네이트 판에 올라온 한 폭로성 게시글에서 비롯됐다. 

    당시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려고 했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않은 채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가해자가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밝혔다.

    학폭 피해자는 '4명 이상'이라고 밝힌 A씨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뭔가를 시켰는데 계속 거절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고, 툭하면 돈을 걷거나 배를 꼬집었고 집합을 걸어 주먹으로 머리를 때린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을 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로 칭하며 욕하는가 하면, 피해자들에게 하루하루 돌아가면서 마사지를 시켰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본인들만 가해자가 되기 싫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나쁜 행동을 시키는 등 배구부 친구들을 상대로 다양한 학폭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이 글에서 A씨는 가해자와 학교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다수 네티즌은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문제의 가해자로 지목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 선수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결국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자필 사과문'을 통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시인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흥국생명은 지난 2월 15일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시즌 초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흥국생명은 핵심 주전 선수 두 명이 이탈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된 채로 남은 경치를 치렀다. 그 결과 라이벌 GS칼텍스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모두 내주는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