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향해 '남조선 집권자'라 부르며 "뻔뻔스러움의 극치" "철면피함에 경악" 맹비난美 바이든정부에 공세 강화… "북한 위해 뭐라도 하라" 간접적으로 文 압박한 것
  • ▲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발언을 두고
    ▲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발언을 두고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한 것을 두고 김여정이 "미국산 앵무새"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文대통령, 미국산 앵무새… 철면피함에 경악 금할 수 없어"

    김여정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남조선 집권자(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또 다시 우리(북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며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나는 군사분계선 너머 남녘땅에서 울려 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을 접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고 전제한 김여정은 "특히 남조선 집권자가 사람들 앞에 나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우리에 대해 뭐라고 할 때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해수호의날 행사 때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4' 개발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축하한 사실을 지적하며 "자기네가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한 김여정은 "지난해 7월 했던 말과 며칠 전의 기념사(서해수호의날 연설)가 너무나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순"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김여정은 이어"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미국의 강도적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문 대통령을 가리켜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줘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김여정은 "당당한 우리의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 조치가 남녘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때에 어려움을 주고 장애를 조성했다는 것에 대해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며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정당화했다.

    전문가 "남한과 대화 의사 없음 재차 확인… 연속 담화, 대미 공세 강화 차원 해석"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김여정, 18일 최선희, 26일 리병철, 30일 김여정으로 2주간 비중 있는 인물 4명이 연속적으로 대남·대미 담화를 발표했다"며 "연속 담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완료 시점과 맞물려 대미 공세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김여정은 지난해 3월부터 일관된 견해를 내비치고 있고 (이번 담화를 통해) 남한과 현재 대화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며 "우리 대통령의 지난해 발언까지 인용해 공격한 것은 미사일 발사에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위성 발사 등 향후 점증될 수 있는 위기국면에서 자위권 논리로 대응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에 담화를 내놓은 김여정의 직함은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었다.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조직지도부를 떠나 선전선동부로 옮긴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