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나 끌더니 또 연기… 피해자와 부산 우롱" 부산여성100인행동, 부산지법서 집회"盧 조카사위이자 김영춘 선대위장인 정재성 변호사가 오거돈 변론" 피해자 문제 제기
  • ▲ 오거돈 전 부산시장. ⓒ뉴데일리 DB
    ▲ 오거돈 전 부산시장. ⓒ뉴데일리 DB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첫 재판 일정이 연기된 것과 관련해 피해자와 여성계가 "정치적으로 계산된 재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여성100인행동 등은 24일 오전 부산지법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중심의 신속한 대응과 수사가 원칙임에도 수사를 1년여 가까이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것도 모자라 또 다시 공판기일을 변경했다. 누구를 위한 공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부산지법은 지난 23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오 전 시장의 공판기일을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4·7 보선 이후인 다음달 13일로 미뤘다. 

    부산여성100인행동 등은 "여직원 강제추행 사건 당시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발표를) 4·15총선 이후로 미뤄 정치권에 큰 논란을 야기하더니, 이번에도 4·7 보선을 이유로 재판을 연기한 형태는 피해자는 안중에도 없는 정치적 계산일 뿐이고, 피해자와 부산 시민사회를 우롱하는 처사와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부산여성100인행동 등은 그러면서 "사법당국은 피해자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신속히 사건을 종결해 피해자가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 피해자 A씨도 지난 23일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명을 내 "당초 오늘 예정됐던 1차 재판이 오거돈 요청으로 3주 뒤로, 그것도 재판기일이 아니라 재판준비기일로 바뀌었다"며 "한겨울 얼음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듯한 끔찍한 시간이 3주나 더 늘어났다"고 개탄했다. 

    A씨는 오 전 시장 사건 당시 사퇴와 사과를 공증한 법무법인 부산이 이번 사건에서 오 전 시장 측 변호를 맡은 것과 관련해서도 "재판 연기를 신청한 오거돈의 변호사 법무법인 부산 정재성 씨께 묻는다. 본인이 이 사건을 수임하는 것 자체 만으로 정쟁의 빌미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가"라며 "피해자인 제가 정치권과 관련된 의혹에 이렇게 선을 긋는데 끝끝내 오거돈을 변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 변호사는 오 전 시장 사퇴로 열리는 4·7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후보 캠프에 합류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정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이기도 하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23일 부하직원 강제추행 의혹으로 스스로 시장 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