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숨겼던 한미 당국 “이번 발사는 통상적 활동, 유엔제재 위반 아냐”…미국 “내주 한미일 안보실장 대화”
  • ▲ 북한이 21일 새벽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 평안남도 온천군은 남포시와 붙어 있다. ⓒ구글 지도 캡쳐.
    ▲ 북한이 21일 새벽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 평안남도 온천군은 남포시와 붙어 있다. ⓒ구글 지도 캡쳐.
    북한이 지난 21일 오전 서해상을 향해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미 당국은 “단거리 순항미사일이었다”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별로 변한 것이 없음을 배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도발로 미북 간 대화의 기회가 닫힌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WP 보도 나온 뒤 한미 당국 “미사일 발사는 사실” 확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를 향한 도전”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총선 전날인 4월14일 강원도 문천에서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11개월 만이다. 

    이를 두고 한미 당국은 24일 “북한이 지난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오전 6시40분쯤 평안남도 남포(또는 온천군)에서 서해상을 향해 순항미사일 2발을 쏘았다. 이 미사일은 ‘단거리’를 비행했으며, 제원이나 성능은 현재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존 서플 미군 인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북한이 지난 주말 최소 1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치나 제원 등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더이상 답변해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주말 북한군의 활동(순항미사일 발사)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통상적인 군사활동이었다. 탄도미사일 활동을 제한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 ▲ 지난해 10월 10일 심야에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번개-5호'로 추정되는 미사일. 일각에서는 미사일 발사대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보인다며 신형 지대지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사일 캐니스터 옆에 보이는 2.14는 김정일 생일을 의미한다. 북한군의 214부대는 방공미사일부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10월 10일 심야에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번개-5호'로 추정되는 미사일. 일각에서는 미사일 발사대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보인다며 신형 지대지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사일 캐니스터 옆에 보이는 2.14는 김정일 생일을 의미한다. 북한군의 214부대는 방공미사일부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든, 북한 미사일 발사 두고 “그들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사실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 정권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배웠다(We’ve learned nothing much has changed)”고 답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미북 대화의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게 미국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고 VOA 방송으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한 미국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에 메시지를 보낼 때 쓰는 도발 목록이 있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는 낮은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며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미북 간 대화의 문을 닫아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미국정부 관계자는 “대북정책 검토가 거의 마무리됐다”며 “그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말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한국·일본 국가안보보좌관들이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는) 북핵문제에 환상을 갖지 않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가 비핵화 논의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21일 쏜 순항미사일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공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번개 5호(KN-06)’로 불렸던 미사일이 신형 지대지 순항미사일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미사일 보관함(캐니스터) 옆에 ‘2.14’라는 글자가 보인다. 북한군 214부대는 방공미사일부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