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소 “평북 용덕동 핵무기 저장고” 지목… 랜드硏 "바이든정부 압박하려는 속셈" 분석
  • ▲ 북한의 핵무기 저장고로 알려진 용덕동 지하시설의 위성사진. 붉은 원 안이 과거 터널 입구가 있던 곳이다. ⓒ美미들버리 국제대학원-위성업체 막사르 테크놀러지.
    ▲ 북한의 핵무기 저장고로 알려진 용덕동 지하시설의 위성사진. 붉은 원 안이 과거 터널 입구가 있던 곳이다. ⓒ美미들버리 국제대학원-위성업체 막사르 테크놀러지.
    북한이 평안북도에 있는 핵무기 저장고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곳은 한국도 1990년대부터 핵무기 개발시설로 주목했던 곳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사무총장은 같은 날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진행 중인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용덕동 핵무기 저장고 앞, 2019년까지 없던 건축물 포착”

    북한이 핵무기 저장고를 은폐하려 한다는 사실은 미국 몬테레이 미들버리 국제대학원의 동아시아비확산센터가 찾아냈다고 CNN은 전했다. 

    센터 측이 지난 2월11일(현지시간)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하 핵무기 저장고로 들어가는 입구에 새로운 구조물이 세워진 것을 확인했다. 

    방송은 “2019년 12월까지만 해도 (핵무기 저장고 입구인) 터널 2개만 보였는데, 지난 2월 촬영한 사진에 건물로 보이는 구조물이 나타났다”며 “터널 입구를 은폐하려는 의도로 구조물을 만든 것 같다”는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센터 소장의 분석을 전했다.

    방송은 “현재 북한 용덕동 시설은 핵무기 저장고로 파악된다”는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전한 뒤 “이곳에서 관찰되는 지속적인 활동과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는 북한 당국이 핵무기 개발을 이어간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문제의 시설은 서울에서 북서쪽으로 310㎞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남한보다 중국에 가깝다. 영변 핵시설에서 북서쪽으로 40㎞, 평안북도 금창리 지하 핵시설에서 남동쪽으로 15㎞ 떨어졌다. 

    RFA는 “북한은 용덕동 핵시설에서 1997년부터 2002년 9월까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고폭실험을 70여 회 진행했다”면서 “한국도 1990년대부터 이곳의 존재를 파악한 뒤 여기서 벌어지는 활동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IAEA 사무총장 “북한, 강선지역서 핵활동 진행 정황”

    CNN 보도가 나온 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2021년 첫 정기 이사회에서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북한이 핵개발 활동을 진행 중인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실험용 경수로에서 냉각수 시설 시험을 포함해 내부공사를 진행 중이며, 평양 인근 강선에서도 핵개발 활동을 진행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뿐만 아니라 영변 핵시설에 있는 방사화학실험실에 전력을 공급하는 화력발전소를 가동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밝혔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북한의 행동이 “자극적인 도발 대신 지속적으로 핵개발을 이어가면서 바이든정부에 압력을 가하려는 속셈”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바이든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를 고려해 극단적 행동은 피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속셈이라고 베넷 선임연구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