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문제는 구멍난 경계태세 아니라, 북한 빈곤”… 이인영 “방역협력, 군사회담 추진”
  • ▲ 지난해 9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 중 대화를 나누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9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 중 대화를 나누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6일 육군 22사단 담당지역에서 발생한 ‘수영귀순’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아무리 잠수복을 입었어도 3~4도의 겨울바다에서 6시간 동안 헤엄친다는 것,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한국에 와서는 외딴 곳만 찾아다닌 것을 보면 ‘귀순’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권은 이 같은 지적은 외면하고 ‘수영귀순’을 대북식량지원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추미애 “수영귀순, 북한 생존의 위기 신호… 철통경계 요구는 어리석은 단견”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수영귀순’과 관련해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문제는 구멍난 경계태세가 아니라 북한에서 나오는 생존의 위기 신호”라는 주장을 폈다. 

    “남북 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북쪽 사람들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북한 당국이 물샐틈없이 봉쇄를 하고 우리가 철통경계를 한들 겨울바다에 몸을 던져가며 목숨을 건 탈북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한 추 전 장관은 “철통보안으로 우리 것만 잘 지키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트럼프가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미국 남부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단견”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문제는 구멍 난 (군의) 경계를 탓하는 게 아니라,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서 북한 저변에서 올라오는 생존의 위기 신호”라며 “(북한과) 상생과 평화를 이루기 위한 불가역적인 큰 걸음을 떼야 한다.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고, 이것이 이 시대 우리의 소명”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 15일 사망한 고 백기완 씨를 언급하며 “마지막까지 일갈하셨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절절한 당부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깊이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영 “인도적 대북지원에 초당적 공감대… 적기에 대북지원해야”

    같은 날 국회에서는 북한에 대규모 식량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올해 북한에서는 식량 120만~130만t이 부족할 것”이라며, 대북 식량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볼 때 여름 수해나 태풍으로 인한 (식량) 감산이 20만~30만t으로 추정된다”며 “연간 100만t 정도 (식량이) 부족한 것에다 이를 더하면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이 산출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필요한 식량이) 대략 500만~550만t 사이인 것 같다”고 추산한 이 장관은 “인도주의적 (대북)협력 문제는 정치·경제·안보상황과 별개로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파를 초월한 공감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적 대북지원이 필요하다는) 일정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고, 국회에서도 공감이 있을 것이니 필요할 때 적기에 지원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다면 그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대북식량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북한과 방역 협력과 군사회담 추진, 연락 채널 복구 등을 매개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이 장관이 밝힌 식량 지원부터 방역 협력, 군사회담, 연락채널 복구 등의 대북지원 방안은 북한이 지난해부터 완강하게 거부했던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