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국방부 설명 따르면 훈련 부실한 것 확실… 전작권 검증 미뤄야"
  • ▲ 한미 연합 훈련이 3월 둘째 주 중 진행될 것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뉴데일리 DB
    ▲ 한미 연합 훈련이 3월 둘째 주 중 진행될 것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뉴데일리 DB
    한미연합훈련이 3월 중순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을 위한 2단계(FOC·완전운용능력) 검증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한코로나 확산이 여전해 훈련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내실 있는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전작권 전환, 우한코로나 이유로 몇 년 미룬다고 누가 뭐라고 하나”

    한·미 양국이 오는 3월 8일부터 9일 동안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PX)을 실시하는 방안을 두고 훈련 일정과 규모, 세부 일정 등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조선일보>가 15일 보도했다. 군 당국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협의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전작권 검증을 연기한다는 소식도 없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 15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한미연합훈련의 문제점으로 “RSOI(미군의 전시증원연습) 훈련은 유사시 한반도에서 대단히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수 년 째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경우 주한미군 전력뿐만 아니라 해외 증원전력까지 투입, 연합군의 압도적인 전력으로 전쟁을 종결하는 게 한미연합군의 작전 개념인데 이를 위한 병력 기동 연습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우한코로나 사태임에도 전작권 전환 검증에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와 국방부의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대통령 공약이라지만 전작권 전환이 국민들에게 그렇게 중요하겠냐”며 “현재 우한코로나 상황에서는 내실 있는 연합훈련, 전작권 전환 검증을 못 한다. 몇 년 더 있다가 하자고 하면 이를 질타할 국민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사무국장은 “국방부가 말하는 걸 보면 훈련을 부실하게 하는 게 분명한데 전작권 전환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근거가 뭔지 모르겠다”며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된 전작권 전환 검증을 하는 게 중요한데 실제 역량은 갖추지 않고 보여주기식 연습으로 전작권 전환을 하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연합)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전작권 전환 검증에 이상이 없다는 말은 뒤집으면 ‘이런 훈련은 안 해도 전작권 전환이 가능한데 왜 지금까지 못 했느냐’는 반문을 낳을 수 있다”고 신 사무국장은 지적했다. 이어 “사실 북한 눈치 보면서 (한미연합) 훈련을 하는데 어떻게 전작권 전환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한미연합훈련이) 점점 홍길동 훈련(연합훈련 같지 않은 연합훈련)이 돼 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훈련 시나리오나 내용 말할 수 없어” 침묵하는 국방부

    이 같은 비판에도 한국이나 미국 모두 연합훈련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통 연합훈련을 한다고 해도 따로 일정을 확인해 주지 않는다”며 “훈련 시작은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 훈련에서 전작권 전환 검증 여부도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문 부대변인은 “이번 연합훈련에서 전작권 검증을 발표할지 안 할지 모른다”며 “코로나19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한미 간의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연합훈련의) 시기나 규모는 확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이날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합훈련과 관련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훈련에 대한 시나리오는 언급을 안 하도록 돼 있다”고만 답했다. 훈련 일정 또한 “미리 언제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검증 여부 또한 공개할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멀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 5월 임기 전까지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2019년 한미연합훈련에서 전작권 전환 역량 1단계(기본운용능력) 검증을 마쳤다. 계획대로면 2020년 2단계, 2021년 3단계 검증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일어난 우한코로나 사태로 2단계 검증을 하지 못했다.

    최근 통일부와 외교부에서 “남북관계를 고려해 한미연합훈련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올해 전작권 전환 검증 2단계와 3단계를 실시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설령 올해 안에 검증을 통과해도 후속 협상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3월 실시한다는 한미연합훈련 또한 전작권 전환 검증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이번 연합훈련은 실제 병력 기동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