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동쪽 332km, 깊이 12km서 규모 4.6 지진… 단층대 있는 산둥성에 원전 집중건설
  • ▲ 19일 새벽 발생한 지진 진앙지. 중국 해역이라지만 한반도에 더 가깝다. ⓒ구글 지도 캡쳐.
    ▲ 19일 새벽 발생한 지진 진앙지. 중국 해역이라지만 한반도에 더 가깝다. ⓒ구글 지도 캡쳐.
    중국 산둥성 칭다오 동쪽 해역에서 규모 4.6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국 서해안 일대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국내에서는 진앙지가 중국이 해상원전을 건설 중인 곳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새벽, 칭다오 동쪽 332km서 규모 4.6 지진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전 3시 21분경 중국 칭다오 동쪽 332킬로미터 해역, 깊이 12킬로미터 지점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지는 북위 35도 79분, 동경 123도 97분이다.

    진앙지는 중국 해안에서는 332킬로미터 떨어진 ‘중국 해역’이지만 한반도 서해안과 200킬로미터 남짓 떨어져 있다. 때문에 서해안 일대에서 지진을 느낄 수 있었다. “기상청에 지진을 느꼈다는 시민들의 신고가 15건 접수됐고, KBS로도 광주광역시, 목포, 서울 등에서 지진을 느꼈다는 제보가 여러 건 접수됐다”고 KBS가 전했다.

    기상청은 “해외 지진정보 발표는 규모 5.5 이상이어야 발표한다”며 “이번 지진 자료는 중국지진청(CEA) 분석 결과”라고 설명했다. CEA 자료를 소개한 것은 전라도 일대에서 지진을 느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중국, 2019년 3월 “칭다오 동쪽 해역에 해상원전 건설”

    칭다오 지진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중국이 건설 중인 해상원전의 안전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19년 3월 “해상원전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핵동력연구설계원(NPI)이 중국 최초의 해상원전 건설에 나선다”며 “NPI는 21억 달러(약 2조3100억원)을 들여 산둥성 동쪽 해상에 원전을 건설,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PI는 중국 국영기업 ‘중국핵공업집단’의 자회사다.
  • ▲ 중국 NPI가 공개한 해상원전 모형.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NPI가 공개한 해상원전 모형.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유식 해상원전은 작은 규모의 원자로를 갖춘 해상 플랫폼”이라며 “해상 원전의 장점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글로벌 타임스>는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상원전은 먼저 조선소에서 구조물을 만든 뒤 지정한 장소에 건설한 인공 방파제에 고정시키는 형태다. 중국 해상원전 관련 보도는 이후 전해진 것이 없다. 일각에서는 “오늘 지진이 일어난 해역이 중국 해상원전 건설 장소와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

    중국, 탄루단층대 끼고 있는 산둥성에 원전 집중건설

    사람들은 해상원전뿐만 아니라 중국 산둥성에서 지진이 일어난 점을 걱정한다. 산둥성이 단층대 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두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6년 4월 20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정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중국 산둥반도를 가로지르는 ‘탄루단층대’가 유라시아판의 이동에 따라 생기는 응력(應力·안으로 모이는 힘)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한반도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일종의 ‘지진 방파제’ 역할을 한다”면서 “때문에 한반도에는 규모 6.5 이상의 대형지진이 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질전문가는 그러나 정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2016년 4월 25일 <조선일보>는 지질구조전문가인 이진한 고려대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진한 교수는 “만약 그렇게 막아준다면 한반도에는 단층대 자체가 형성 안 돼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에는 대규모 단층대만 10개 이상 존재하고 있다. 또 평양 지진(규모 6.2), 속리산 지진(5.2), 홍성 지진(5.0) 등은 어떻게 발생했냐”며 “중국 탄루단층대가 방파제처럼 지진을 막아준다는 주장은 만화 같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탄루단층대’는 산둥성을 가로 지른다. 때문인지 산둥성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꾸준히 일어난다. 2015년 5월에도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해 건물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일어났다. ‘탄루단층대’로 인해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은 1976년 7월 허베이성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탕산 대지진’이다. 규모 7.6이었던 탕산 대지진 당시 사망자는 24만2000여명, 부상자 16만4000여 명이었다. 1978년 속리산 지진과 홍성 지진은 ‘탕산 대지진’ 영향인 것으로 알려져 졌다.

    중국은 이처럼 단층대가 가로지르는 산둥성에 원전을 집중 건설하고 있다. 하이양에는 2기의 원전이 이미 가동 중이고, 스다오완에 1기의 원전을 짓고 있다. 발해만(보하이만)을 접하고 있는, 산둥성 인접 도시 홍옌허에서도 원전 6기를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스다오완은 강화도와의 거리가 200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중국이 올해 가동을 시작한다는 해상원전은 스다오완 원전보다 더 한국에 가까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