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경총 "삼성 경영활동 위축, 경제 산업 악영향"… "법치주의 사망" 시민단체도 개탄
  •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SNS 등에도 우한코로나(코로나19) 사태로 경제상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총수의 공백으로 한국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민들의 우려가 줄을 이었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자 전경련은 "법원의 구속판결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해왔다"며 법원의 판결이 한국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재계 "이재용 부재로 韓경제·산업 전반 악영향 불가피"

    전령련은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제계는 이번 판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도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경총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심화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부회장이 구속 판결을 받게 돼 안타깝다며 "삼성의 경영 차질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이번 결과로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공백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 경제계의 대응전략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 부회장을 대상으로 판결로 법치주의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논평을 통해 법원이 파기환송심에서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면 법정구속은 하지 않을 것처럼 훈계해 이 부회장으로 하여금 대국민 사과를 하게 하고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받은 후 법정구속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들 "정치적 판결… 기업인 적폐 취급하는 독재국가"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번 판결이 과도한 정치적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인척 관계가 없는 최순실 씨 딸에게 말 구입비를 공급한 것은 이 부회장이 아닌 임원인데도 이 부회장이 권력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유추해석해 법정구속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최종판결로 인해 향후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의 신체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는 더이상 사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게 되었다"며 "대한민국에서 법치주의는 사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NS 등에서도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아이디 mtm***)은 "삼성 돈을 빼앗아 지들 주머니에 넣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미쳐 발악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 jae4****은 "열심히 기업 하는 사람들을 적폐 취급하는 나라. 그냥 해외로 회사를 옮겨버려라"고 한탄했다. 

    또 네티즌 hwan****은 "한국은 독재국가여서 대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주장했고, 네티즌 esc7****은 "사회악 조국 일가도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나라를 먹여살리는 이 부회장 구속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사법부의 지나치게 강경한 결정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를 사실상 혼자 견인하는 거대기업의 성장이 멈춰버렸다"(wkda****), "촛불 들고 나갑시다. 이재용 구속반대 집회 해야 합니다. 나라가 무너져야 정신차립니까?"(biwa****), "아마 중국이 문죄인과 딜한 것이 분명하다. 삼성반도체와 북한 정상회담급 같은 것도 맞바꾼 것이 아닌가 충분히 의심이 들 만하다"(live****) 등의 글도 눈에 띄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에 "이 부회장의 뇌물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대한민국 역사에 정경유착이라는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 견해를 밝혔다. 

    정의당은 "국정농단에 가담한 공범에 대한 단죄로는 아쉬운 판결"이라고 비난했고, 열린민주당도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이 부회장 판결에 따른 공식 견해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