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집권한 메르켈의 ‘중도좌파’ 노선 이어갈 전망… 연정 구성까지 끝내야 차기 총리
  • ▲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신임 대표.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신임 대표.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일 기독민주당(CDU·이하 기민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신임 당 대표로 중도좌파 성향의 아르민 라셰트를 선출했다고 <로이터 통신> <알 자지라> 등 외신들이 전했다.

    집권당인 기민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를 선출했다. 선거는 우한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치렀다. 두 차례의 선거 끝에 아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과반수 이상을 득표해 당선됐다. 1차 선거 때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가 385표를 얻어 380표를 얻은 라셰트 주총리를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선거를 실시하자 라셰트 주총리가 521표를 얻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라셰트 신임 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그가 총리가 되면 메르켈이 집권 16년 동안 계속 펼쳐온 중도좌파적 정책기조를 그대로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민당 대표단은 오는 9월 총선 이후 녹색당 같은 좌익 정당과의 연정 구성을 고려해 라셰트 대표를 선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풀이했다.

    통신은 “하지만 라셰트 신임 대표는 메르켈의 중도좌파적 정책을 불편하게 여겼던 우파진영까지 통합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라셰트 대표는 당선 연설에서 우한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방국가를 휩쓴 극단주의 물결에 맞서 통일, 정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 세력이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라셰트가 당 대표가 됐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차기 총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총선에서 기민당이 승리한다고 해도, 다수 의석을 차지하려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기민당은 지금까지 중도좌파 성향인 기독사회당(CSU)과 연정을 구성했다. 연정이 성사되면 라셰트 대표는 메르켈의 뒤를 잇는 총리가 된다.

    메르켈 총리는 2018년부터 “3년 뒤에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를 선출한 것으로 그 약속은 지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