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추행 혐의로 입건된 배진웅 "상대가 먼저 접촉"여배우 A씨 "내가 강제추행? 참고있던 분노 끓어 올라"
  • ▲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 컷.
    ▲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 컷.
    새해 벽두부터 연예계가 시끄럽다. '반(半) 연예인'으로 유명한 황하나(33)가 마약 조직과 연계된 필로폰 투약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엔 드라마 '굿캐스팅' 등으로 얼굴을 알린 조연 배우가 대형 사고를 쳤다.

    경기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배우 배진웅(40·사진)은 지난해 12월 23일 밤 11시 30분께 포천시에 있는 자신의 별장 안에서 여배우 A씨를 껴안거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배진웅을 고소한 인물은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인 A씨. 이날 A씨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자"는 배진웅의 제안을 받은 뒤 배진웅의 차를 타고 경기도 포천 소재 별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배진웅의 말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덜컥 겁이 나 동생 한 명을 불렀는데, 그 사이 배진웅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A씨는 주장했다.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이날 A씨의 전화를 받고 해당 별장을 방문한 B씨는 성범죄를 저지르는 배진웅을 목격하고 "지금 무슨 짓을 하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배진웅이 'A씨를 강간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새벽 무렵 별장을 빠져나온 A씨는 자신의 자택 인근에 위치한 서울 강남경찰서에 배진웅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배진웅 측 "강제추행 의혹은 허위사실‥ 증거 있다"


    이 사건이 다수 언론에 대서특필되자, 배진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A씨가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입장을 12일 밝혔다.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는 "(후배 배우인) A씨가 배진웅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것 자체는 사실이나, A씨의 고소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저희는 이에 관한 다수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미 저희 법무법인은 배우 배진웅을 대리해 A씨를 강제추행죄로 고소한 바 있는데, 매체들은 배진웅 측에게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 채 A씨의 허위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의 주장을 종합하면 A씨가 배진웅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것은 사실이나, 내용 자체가 사실무근이라는 것. 특히 박 변호사는 그에 앞서 A씨를 '강제추행죄'로 고소한 사실을 강조하며 배진웅이야말로 피해자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실제로 박 변호사는 스포티비뉴스, YTN Star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A씨가 성적인 접촉을 먼저 했고, 배진웅이 거부한 상황"이라며 강제추행 혐의로 A씨를 고소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박 변호사는 "신체적인 접촉은 (배진웅이 아닌) 상대 쪽에서 시도했다"면서 "금방 들통난 사실인데,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런 보도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스포츠경향의 첫 보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녹음 파일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진웅 "'여배우 강간 중'이라는 말, 절대 한 적 없어"


    법률대리인에 이어 배진웅도 직접 입을 열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배진웅은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사에 나온 인물은 제가 맞지만 기사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저도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놀랐다. 저는 이 사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 기사가 나오기 전에 미리 변호사를 선임해 준비도 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합당한 증거도 수집 돼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아침에 기사가 나온 것 중에 목격자에게 '여배우 강간 중'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봤는데, 저도 아침에 그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었다. 사실무근이다. 이 말은 꼭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인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돼 피해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찰 조사 등에 협조해서 잘 조사 받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 "그 일로 가슴에 상처까지 났는데‥ 분노 끓어 올라"


    A씨가 되레 먼저 배진웅을 성적으로 접촉했고, 고소한 내용 상당수가 허위라는 배진웅 측의 반론이 나오자, 피해 당사자인 A씨도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스포츠경향 취재진과 직접 만난 A씨는 (배진웅 측의 반론을 보고) "그동안 참고있던 분노까지 끓어 오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전 남친과 배진웅이 절친이라, 배진웅과 5년을 알고 지냈다"면서 "마침 전화가 와서 친구들과 술 한 잔을 하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차가 없다고 했더니 배진웅이 태우러 왔다"면서 "엊그제 유명 여자 톱스타도 왔다간 곳이라며 안심을 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현장에 가니, 다른 사람들이 없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없었고, 별장도 상당히 외진 곳이라, 겁도 나고 해서 지인인 동생 한 명을 그곳으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당한 성추행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A씨는 "맥주를 마시면서 동생이 오기까지 한 시간 여를 기다렸는데, 배지웅이 빨간색 내복만 입고 나타났다"며 "뒤에서 껴 안는 등 황당한 행동을 벌였고, 성적인 농담도 거침없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진웅이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졌다고 주장한 A씨는 "스스로 한 그 짓을 나를 상대로 한 맞고소 내용으로 만든 듯 하다"며 "그 일로 가슴에 상처까지 생겼는데, 배진웅은 '내 것 만지지 않았냐'는 식인 것 같다"고 억울해 했다.

    A씨는 "당시 배진웅이 내 가슴에 대해 '수술한 가슴이 촉감이 안 좋네'라는 말을 했고, 더 모진 말도 했다"면서 "아직도 그 말들이 떠올라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난다"고 격노했다.

    또 "A씨는 배진웅의 키가 187㎝인데 완력으로 내가 상대가 되겠느냐"며 "내가 왜 배진웅을 강제추행하나? 내가 상대가 되나? 내가 장님인가? 지난한 싸움이 되겠지만,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경찰 "배진웅, 오는 16일 소환조사 예정"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포천경찰서 관계자는 1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A씨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일주일 후 저희 쪽으로 사건이 이관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는 일단 강남경찰서에서 진행했는데, 필요하면 저희도 추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며 "배진웅 씨는 오는 16일경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당시 A씨가 늦은 시각에 배진웅의 별장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선 "두 사람이 5년 정도 알고 지낸, 제법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고 있다"며 "신뢰관계가 있으니 별다른 의심을 안 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배진웅 측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아직까지 전해들은 바가 없다"며 "아마도 다른 곳에 소장을 낸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남녀가 성추행 여부 등으로 시비가 붙었을 때 '나도 당했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며 "그러면서 법에 하소연할 계획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