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교체 권고 대상에 김진태·민경욱·전희경·김소연… "이러면 누가 당 위해 헌신하나" 파장
  • ▲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2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KCPAC 2020(한·미보수연합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권창회 기자
    ▲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2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KCPAC 2020(한·미보수연합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권창회 기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당무감사 결과 교체 권고 대상에 김진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당협위원장, 민경욱 인천 연수을 위원장 등 당의 주요 '공격수'들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한민국과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돌아온 것은 '콕 찍어 내쫓기'냐"며 "향후 누가 당을 위해 앞으로 나서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진태·민경욱·전희경·김소연 등 주요 공격수 물갈이 하나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7일 전체 원외 당협위원장 138명 중 약 35.5%에 달하는 49명의 교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입수된 '교체 권고 명단'에는 김진태·민경욱 위원장을 비롯해 전희경 인천 동구미추홀갑, 김소연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 등 당의 주요 '공격수들'이 포함됐다.

    민경욱·김소연 위원장은 4·15총선 이후 '부정선거 이슈'를 이어왔으며,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출신인 전희경 위원장은 '보수 여전사'로 이미지를 굳혔다. 또 공안검사 출신인 김진태 위원장은 그간 '종북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는 등 당과 '태극기세력'의 매개 역할을 이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난 8월 당무감사위 발족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문재인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광화문집회에 결집한 세력을 '극우'로 규정하고 "소위 극우라는 분들이나 당은 우리와 다르다"며 태극기세력 '손절'에 당력을 집중했다. 이에 따라 '강경보수'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대대적 '물갈이'가 당 내외에서 예측되기도 했다. 

    김소연 위원장은 지난 10월 "당내 여러 인사들 및 당 밖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심지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도 남의 당의 당무감사에 관여하며 나를 콕 찍어 교체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전투력 갖춘 저격수들 다 솎아내면 누가 당을 위해 헌신하나"

    교체 권고 대상 명단이 보도되자 민경욱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실이 아니기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김소연·김진태·전희경과 함께라면 잘 싸우던 사람들만 솎아낸다는 소리라서 훈장처럼 느껴진다"고 당무감사 결과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소연 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자기 소신 뚜렷하고 뭐 하나 털어도 털 것 없는 자기주도형 흙수저 청년, 여성정치인을 보니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전부 당황스러우신가 보다"라며 "민주당과 다를 게 없이 폭력적이고 자의적인 정당이라면 '보수의 품격'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에는 교체 권고 대상에 오른 당사자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국민의힘의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수년간 당에서 봉사와 헌신을 마다하지 않고 특히 아스팔트에서도 대한민국을 위해 고생한 사람들만 콕 찍어 내쫓는 것이냐"며 "당에서 그나마 전투력을 갖춘 저격수들을 다 솎아내면 누가 당을 위해 헌신하겠나"라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탈당하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나경원·신보라 등은 직 유지할 듯… 황교안은 사의 표명해 감사 대상 아냐 

    당무감사위의 교체 권고 대상 명단에는 이들 외에도 기존 당협위원장들 중 해당 지역구에서 수차례 낙선을 경험한 이원복 인천 남동을, 정태근 서울 성북갑을, 이성헌 서울 서대문갑, 허용범 서울 동대문갑 위원장 등이 올랐다.

    반면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신보라 경기 파주갑 위원장 등은 교체 권고 대상에 오르지 않아 위원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월28일 서울 종로 당협위원장직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밝혀져 당무 감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양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외 당협위원회 당무감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전점검 60점, 현장 40점, 당협 40점, 조직력 및 활동성 40점, 지역여론 형성 20점 등으로 배분해 평가했다"고 평가 과정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그 결과 상위 30%는 상, 40%는 중, 30%는 하로 나누었고, 이 가운데 하 그룹을 교체 권고 대상으로 삼았다"며 "잦은 출마와 동시에 많은 낙선자들이 있는 지역에서는 굉장히 피로도를 느끼고 당에 이 사람밖에 없느냐는 의문을 많이 받고 있다. 이런 곳을 추가해 총 35.5%를 교체 권고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