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中 10월 대북 수출, 9월의 1% 수준"… KDI "북중 교역량~방역강도 연관성 있다"
  • ▲ 김정은(가운데)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 김정은(가운데)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우한코로나(코로나19) 공포로 대중국 교역마저 대부분 차단했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CNN은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분석을 전하며, 알려진 것과 달리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이미 심각해졌다"는 진단도 함께 내놨다.

    CNN은 '김정은, 코로나 피하기 위해 경제 생명줄인 중국과도 절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당국의 통계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CNN은 "중국 세관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북 수출은 불과 25만3000달러(약 2억8000여 만원)로 전달인 9월 대비 99%나 급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이 리히텐슈타인이나 모나코에 수출한 것보다 적은 액수"라며, 이 수치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10월 북중 교역규모 대폭 감소… "코로나가 원인"

    CNN은 또 "10월 중국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 수출 역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면서 "중국은 가발 생산을 인건비가 싼 북한에 맡기는데, 북중 접경지역이 폐쇄된 후 교역이 중단돼 가발 가격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무역액 감소와 그 원인을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가장 유력한 이유로 보인다"고 지적한 CNN은 "북한 당국은 국경초소를 늘리고 해안 진입규정을 강화했으며, 심지어 바다의 쓰레기까지 태우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화상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북한에서 중국산 소비재 수입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무역업자들의 수입이 줄고 생활수준이 낮아졌으며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KDI "북중 교역 변화와 코로나 방역 강도 사이 연관성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북한의 코로나 방역 강도와 북중 교역량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지난달 30일 KDI가 발표한 '북한 경제리뷰 11월호'는 "북한의 방역체계는 올 3월부터 6월까지는 약간 완화되어 방역·경제 병행 모드로 갔고, 이에 따라 국경 차단 상태도 약간 완화되면서 대중무역이 전월대비 기준으로 약간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7월부터 코로나의 재확산 위기감이 고조되어 최대비상방역체제로 전환했고, 국경 차단도 다시 강화되면서 대중무역이 전월대비 다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CNN 보도와 KDI의 분석을 종합하면, 적어도 10월에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김정은이 최근 취한 조치는 이미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고, 더욱 악화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대규모 봉쇄와 단속, 처형 등이 있었다는 첩보를 종합하면 뭔가 중대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CNN에 밝혔다. 

    리비어 전 차관보는 "북한이 미국 대선 결과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된다"며 "그들은 아마 당장은 내부 사정을 살피며 앞으로 몇 달간 어떻게 상황을 헤쳐나갈지 고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美 대선에 무반응… 내부 사정 다급하다는 뜻"

    CNN은 "북한은 자신의 국경 안쪽에서는 코로나 감염자가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에서 140만 명이 사망하고 6억2600만 명이 감염됐다"며 "이 바이러스가 북한 내부에 침투하지 못했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 우리 정부는 이렇다 할 분석을 내놓지 않았다. 외교부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사안의 주무부처에 문의해달라"며 "외교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북한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는 '세계보건기구(WHO) 발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국가정보원은 북한 핵심간부가 방역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당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원은 또 지난 10월 말 평양의 거물 환전상이 환율 급락을 이유로 처형당했다는 첩보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