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노무현과 정반대 삶 살아" "文, '사람이 먼저' 구호 '내 사람이 먼저'로 변질"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정상윤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정상윤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저들은 대체 왜 저러는가?'(천년의상상)에서 "노무현은 조국으로 더럽혀졌다"며 "문재인은 공사를 뚜렷이 구별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이 노무현일 수는 없는 일"이라며 "노무현은 누구처럼 학벌에 집착하지 않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누구처럼 책임을 가족에게 지우지도 않았고 외려 가족의 잘못까지 뒤집어썼다"며 "노무현은 자신이 죽어도 진보는 살아야 하기에 그 절망적 순간에 지지자들을 향해 '이제 나를 버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에 대해 "노무현을 닮기는커녕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가치와는 정반대되는 삶을 살아왔다"며 "조국을 노무현 만들려다가 노무현을 조국으로 만든 것이다. '노무현'이라는 상징자산은 그렇게 더럽혀졌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사를 뚜렷이 구별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 근거로는 2017년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재명·안희정 후보에 대한 극성 친문 세력의 문자 테러에 대해 "경쟁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말한 점을 들었다. 

    또 대선 당시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 희생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방명록을 쓴 것이나,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한 점을 꼽았다.

    진 전 교수는 "그러니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가 '내 사람이 먼저'로 변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그래서 벌어진 것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화 운동을 하고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친구를 챙기려는 대통령의 갸륵한(?) 마음이 결국 권력형 비리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고, 그 철학으로 당이 자유주의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관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은 실현해야 할 정치적 '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운명'에 이끌려 정치 무대로 불려 나왔다"며 "젊은 386을 영입해 민주주의 이념 아래 놓았던 두 전직 대통령과 달리, 그는 자기 철학 없이 이미 주류가 된 586에게 옹립당하고 관리당하는 처지에 가깝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