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병가냈던 황정민, 19일부터 '황정민의 뮤직쇼' 정상 진행
  • ▲ 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 공식 홈페이지 캡처.
    ▲ 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람은 돌아올 곳이 있을 때 강해진다고 합니다. 힘들어도 버티게 하고, 안주하고 싶어도 일어서게 하는 고향 같은 곳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이 그런 곳인데요. 제게는 집 말고도 일터가 그런 곳입니다."

    두 달 전 라디오 생방송 중 40대 남성이 스튜디오 유리창을 곡괭이로 내려치는 전대미문의 사고를 겪고, 잠시 방송을 쉬었던 아나운서 황정민이 19일 라디오 DJ로 복귀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 위치한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 오픈 스튜디오에 등장한 황정민은 "복귀가 많이 늦었다"며 "오랫동안 기다려주시고 반겨주셔서 눈물 나게 감사하다"고 청취자들에게 인사했다.

    황정민은 자신의 복귀를 환영하는 한편 건강을 염려하는 애청자들의 사연이 쇄도하자 "정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사하다"면서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황정민 나와!" 40대 男, 곡괭이로 라디오 부스 유리창 깨며 난동


    앞서 지난 8월 5일 오후 3시 42분경 40대 남성 A씨가 KBS 본관 2층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며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건물 외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온 A씨는 가방에서 3단 곡괭이를 꺼내 조립한 뒤 갑자기 "황정민 나와"를 외치며 스튜디오 유리창 6장을 깨부쉈다.

    당시 '황정민의 뮤직쇼'가 일명 '보이는 라디오'로 실시간 방송됐던 까닭에 A씨의 고함소리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10초가량 전파를 탔다. 이후 안전 문제상 황정민이 스튜디오를 떠나면서 게스트로 출연한 김형규가 대신 방송을 마무리했다.

    KBS시큐리티 요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된 A씨는 경찰조사에서 "휴대전화가 25년째 도청되고 있는데 다들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체포 당시 A씨가 소지한 가방에는 또 다른 곡괭이 두 자루와 가스총 한 자루가 들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황정민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25년째 휴대폰 도청당해… 홧김에 그랬다"


    당시 3400여만원 상당의 유리창을 부숴 특수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지난 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부장판사 권영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에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일이 라디오 프로그램 소재로 쓰이자, 방송국이 휴대전화를 도청한다고 생각해 KBS를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