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구조 요청하는데 왜 안 했나" 묻자… "첩보 갖고 행동하기는 위험해서" 답변
  •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는 서욱 국방장관. ⓒ국방부 제공.
    ▲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는 서욱 국방장관. ⓒ국방부 제공.
    북한군에 살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와 관련해 서욱 국방부장관이 “당초에는 월북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서욱 국방장관 “이씨 실종 첫날, 월북 가능성 없다는 보고 받았다”

    7일 국방부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모 씨와 관련 “모두가 다 듣는 국제상선통신망을 통해서 북한에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안 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서 장관은 “월요일(9월21일) 해경 주도로 탐색작전을 할 때는 이씨가 (북한으로) 넘어가리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이 “장관 입으로 월북자라고 규정했지 않으냐. 어떻게 (이씨가) 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한 거냐”고 재차 따지자 서 장관은 “21일 제가 (이씨 실종 관련) 보고를 받고 ‘북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실무진한테 물어봤는데 ‘월북 가능성은 낮다, 없다’ 이렇게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이씨가 월북자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냐”고 하 의원이 묻자, 서 장관은 “첫날은 (이씨가 월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중에(실종 이튿날인 9월22일) 첩보를 통해 (이씨가) 북한 측에 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서 장관은 덧붙였다.

    “합참, 해류 분석 결과 월북 가능성 낮게 봤다”

    서 장관은 이씨가 월북한 것이라고 보지 않은 이유로 ‘해류유동시스템(실시간 해양관측정보시스템)’을 들었다. 해류유동시스템은 실시간 해류정보로 부유물 등의 이동을 예측하는 체계다. 

    “조류의 흐름으로 볼 때 이씨가 북한으로 표류해 갔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보고가 있었고, 수색작업을 우리 측 해역으로 한정했다는 것이 서 장관의 설명이었다. 

    “9월22일 이후 다양한 첩보를 분석한 결과 자진월북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어 국방부가 24일 그렇게(이씨의 자진월북 정황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서 장관은 덧붙였다.

    하 의원은 이에 북한이 2019년 6월11일과 22일, 엔진 고장으로 표류한 어선의 구조를 우리 측에 요청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도 국제상선통신망을 이용해 구조요청을 한 적이 있는데 왜 우리는 북한 측에 우리 국민의 구조 요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서 장관은 “저희가 첩보를 갖고 북한에다가 행동을 취하기에는 조금 위험이 있어서…”라며 말을 흐렸다. 정보자산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이씨 구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