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금융특보' 지낸 임종석 동문… 2018년 출국해 샌프란시스코서 한인회 임원으로 활동
  • ▲ 문재인 대통령 직속 통일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문재인 대통령 직속 통일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의장인 대통령 직속 통일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운영실태가 7일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평통이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의장 표창을 할 때 범죄경력조회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인 이혁진 씨의 미국 내 거주지를 파악하고도 사법기관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민주평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민주평통은 17기부터 연임하는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범죄경력조회를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기수별로 Δ4542명(17→18기) Δ5072명(18→19기) 등 총 9614명이 신원조회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위촉됐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19기 민주평통 출범식 개회사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앞장서서 열고 계신 자문위원들을 뵈니 참으로 든든하다"며 신뢰를 보냈다. 

    민주평통 의장인 문 대통령이 수여하는 '의장 표창'은 자문위원으로서 모범이 되는 경우에 수여하고, 포상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범죄경력조회를 실시한다. 그러나 2019년의 경우 428명의 범죄경력 조회가 진행되지 않은 채 표창이 수여됐다. 

    이 중 한 지방의원은 표창 추진 과정에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범죄경력조회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제외됐을 경우다.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된 지방의원 포함

    이에 민주평통은 헌법에 근거해 설치된 대통령 자문기관이라는 위상에 따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인만큼, 위촉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실시됐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 의원은 "2019년의 경우 자칫 범죄자에게 대통령상을 준 꼴이 될 수 있다"며 "반드시 경찰청의 범죄경력조회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평통은 "2019년 9월 공문으로 조회 요청을 하였으나 경찰청이 정부 포상이 아닌 장관 등 기관장 표창의 범죄경력조회 관련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송했다"며 "2019년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 검증과 지역 평판 확인 등 자체 검증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이혁진 아내, 샌프란시스코 거주 중

    한편 정 의원이 민주평통으로부터 제출받은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 및 주소' 자료 등에 따르면,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인이씨의 아내 임모 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자문위원 60명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지난해 11월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으로 임명돼, 문 대통령 명의의 위촉장을 받았다.

    임씨의 거주지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사라토가 지역의 주택가다. 부부가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 민주평통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고, 이씨가 인근에서 사업 중인 것으로 볼 때 함께 거주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민주평통은 "이씨의 소재가 배우자 주소로 확인되는데 사법기관에 보고했느냐"는 정진석의원실의 문의에 "자문위원 본인(임씨)이 아닌 제3자(이혁진)의 소재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정진석 "여권 실세 연결 이혁진 수사 눈감았나"

    정 의원은 "대통령이 의장을 맡은 민주평통이 이씨 아내 주소를 알고도 쉬쉬 한 것은 물론, 법무부와 외교부 모두 이씨의 신병 확보를 외면하고 있다"며 "여권 실세와 연결돼 있다는 이씨에 대한 수사가 두려워 눈을 감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옵티머스 사태는 자산운용사 옵티머스가 부실업체 투자로 5000억원 이상의 금융피해를 낸 사건이다. 2009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2017년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사명 변경)을 설립한 이씨는 2017년 7월까지 업체 대표를 맡아 사건의 핵심인물로 거론된다.

    이씨는 70억원대 횡령·상해·조세포탈 등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2018년 3월 출국했다. 미국 현지에서 김치 판매 사업을 하며 샌프란시스코한인회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한양대 동문이기도 한 이씨는 2012년 총선 당시 서울 서초갑선거구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섰다 낙선했고, 같은 해 문재인 대선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