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병 명예교수, '특별여행주의보, 왜 어겼나' 지적에 "다른 사람 신경 안 써" 당당
  • 강경화 외교부 장관. ⓒ뉴데일리
    ▲ 강경화 외교부 장관. ⓒ뉴데일리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여행 자제령'을 내린 외교부 수장의 남편이 태연히 해외여행을 떠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3일 KBS 보도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행선지는 코로나가 창궐한 뉴욕주로 알려졌다. 여행 목적은 '자유여행'. 구체적으로는 현지에서 15m 길이의 2억원 상당 요트를 구입해 친구 2명과 함께 미국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국 절차를 밟고 있던 이 교수에게 KBS 취재진이 다가가 '코로나 시국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해 아내인 강경화 장관이 뭐라고 안 했느냐'고 묻자, 그는 "서로 어른이죠. 어른이니까. 제 계획을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죠"라고 답했다.

    이에 '공직에 있는 사람 가족인데 부담이 안 되느냐'고 재차 묻자 이 교수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죠. (그러나)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라고 밝히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교수는 앞서 2·3단계로 분류하고 있는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에 대해 14일 동안 격리해야 한다는 행정 명령을 미국 뉴욕주지사가 발표한 사실을 취재진이 거론하자 "여기처럼 (자가격리가) 엄하지 않고, 특히 외국에서 가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며 "어디 가서 어떻게 있겠다는 정도 얘기하는 자발적인 자가격리라 굉장히 엄한 우리의 자가격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자신이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자가격리 행정명령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로 이 교수는 뉴저지 주의 공항에 착륙한 뒤 뉴욕시를 거쳐 구입 예정 요트가 있는 뉴욕주를 향하는 등 자가격리와는 거리가 먼 여행 계획을 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23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처음 발령한 정부는 매달 19일, 해당 주의보를 한 달씩 연장하고 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이상과 3단계(철수권고) 이하에 준한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이 기간에 해외여행을 계획한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