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책임감' 가사로 부모 '빚투' 논란 사과‥ '잠적설' 해명
  • ▲ 새 앨범으로 컴백한 래퍼 마이크로닷. ⓒ마이크로닷 페이스북
    ▲ 새 앨범으로 컴백한 래퍼 마이크로닷. ⓒ마이크로닷 페이스북
    20여년 전 자신의 부모가 마을 주민들에게 수억원대 빚을 지고 도망간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자취를 감췄던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7)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오랜 침묵을 깨고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신보 발매 계획을 전한 마이크로닷은 공언한대로 25일 낮 12시 '책임감(Responsibilities)', '어린아이(Young I)', '나 혼자(Alone)' 등 3곡이 수록된 새 앨범 '프레이어(Prayer)'을 발매했다.

    2년 전 부모의 '빚투' 의혹이 불거진 뒤 "아들로서 책임져야할 부분은 책임을 지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짤막한 말만 남긴 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마이크로닷은 자신이 직접 쓴 노래 가사를 통해 그동안 못다 한 말들을 풀어냈다.

    "내 많은 고민과 진심이 잘 전달되길…"

    마이크로닷은 "이 앨범에는 제게 주어졌던 지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분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며 "특히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진심으로 담은 '책임감(Responsibilities)'이라는 곡을 가장 먼저 들려드리고 싶다. 내 많은 고민과 진심이 잘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 곡에는 빚투 사건 이후 마이크로닷이 어떤 심정으로 지내왔고, 그동안 왜 소식이 뜸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종의 반성문이자 사과문으로도 볼 수 있는 이 곡에서 마이크로닷은 "부모님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피해를 봤다"며 "그런 점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세간에 퍼졌던 자신의 '잠적설'은 사실이 아니라며 "관종이 아니라 SNS를 하지 않았을 뿐 결코 숨거나 도망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처음으로 알게 된 부모님의 속사정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사실상 이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마이크로닷은 "쏟아지는 글들을 보면 심장만 터질 것만 같고, 의자에 앉아 천장을 보는데 숨도 쉬어지지 않는 극심한 고통 속에 지내왔다"며 "괴롭다는 표현도 이젠 지쳤고, 지금도 앞이 어두워 어딜 향해 가야 할지 안 보인다"는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마이크로닷은 '책임감'의 뮤직비디오까지 공개하며 이번 앨범에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얼어붙은 데다, 마이크로닷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상황이라 당분간 마이크로닷을 무대나 방송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빚투 원조' 마이크로닷 부모, 나란히 '실형'


    형 산체스와 함께 국내에서 래퍼로 활동하던 마이크로닷은 2018년 10월 자신의 부모가 1998년 충북 제천 마을 주민들에게 4억여원을 빚지고 달아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예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당시 주민들은 마이크로닷 부모를 사기·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했지만 마이크로닷 가족이 뉴질랜드로 도피하면서 이 사건은 기소 중지된 상태였다.

    이후 빚투 의혹이 불거진 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도 뉴질랜드에서 숨어 지내던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국내에서 변호인을 선임하고 고소인 14명 중 8명과 합의한 뒤에야 귀국했다.

    지난해 4월 자진 귀국해 체포된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0월 징역 3년(부친)과 1년(모친)형을 선고받았다. 올해 4월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이 유지된 두 사람은 상고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