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고평가·추가 경기부양책 어려움·정치적 불안정·코로나 재확산 등 꼽아
  • ▲ [뉴욕=AP/뉴시스]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 모습. 미국 증시가 9월 급락하는 배경에 대해 이른바 '기술주'의 고평가, 추가 부양책 난망 등의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뉴시스
    ▲ [뉴욕=AP/뉴시스]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 모습. 미국 증시가 9월 급락하는 배경에 대해 이른바 '기술주'의 고평가, 추가 부양책 난망 등의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증시가 이달 2일 정점을 찍고 지속 추락하는 배경에 대해 야후 파이낸스가 분석을 내놨다. 야후 파이낸스는 기술주 과대평가·추가 부양책 기대 난망 등 5가지 주요 원인을 들며, "반등세로 돌아서려면 상당한 시간(some time)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는 자사 고정 칼럼니스트인 브라이언 소지 애널리스트의 증시 분석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9월 중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낙폭이 가장 큰 지수는 나스닥으로 23일까지 9% 가까이 떨어졌다. 다음으로 S&P500은 5%, 다우존스가 2.5%의 낙폭을 보였다.  

    빅테크 고평가·추가 경기부양 어려워·대선 다가오며 정치적 불안정↑

    야후 파이낸스는 미국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먼저 아마존·애플·넷플릭스·테슬라 등 기술주들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점을 들었다. 올 여름 이 종목에 대해 투자가 쏠렸고, 9월 들어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과정이란 것이다. 야후 파이낸스는 이를 두고 "간단히 말해 빅테크(대형 IT기업)는 현재 매우 과대평가돼 있다"며 "빅테크 기업은 아직 떨어질 요인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둘째, 추가 경기부양책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의회는 1조 달러(한화 약 1195조원) 규모의 5차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실업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문제 등을 두고 백악관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3조 달러 규모를 요구한 상황이다. 미국 내 여론 역시 추가 부양의 필요성을 두고 견해가 엇갈린다. 1조 5000억 달러(1760조2500억원)의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경우 향후 1년간 미국 경제성장률이 3.5%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부양책을 반대하는 쪽은 현재 25조 달러(2경9337조2500억원)가 넘는 미국 국가부채를 더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는 "투자자들이 '여름 동안 주식가치가 부풀려졌다'는 경고를 무시했던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 완화 정책이 주식가치를 거의 무한정 키울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고 풀이했다.

    셋째, 미국 내 정치적 불안정이다. 이는 추가 부양책이 지지부진한 것과도 연관이 된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당시 연방대법관 별세로 대법관직에 공석이 발생하자, 후임자 임명 시기를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미 연방대법관 구성은 친공화당 인사 5명, 친민주당 인사 3명으로, 민주당은 차기 대통령에게 지명권한을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는 이와 관련해 "11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연방대법관 지명 등을 둘러싸고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미국 대선에서 어느 후보의 당선이 주식시장에 더 유리한지를 두고 시장의 관측이 엇갈린다는 분석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이 백악관을 장악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시 상황이 더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산업의 58%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 ▲ 최근 1년간 나스닥 주가 추이. 올해 3월부터 상승을 지속하다 9월 들어 급락하는 모양새다. ⓒ구글 제공
    ▲ 최근 1년간 나스닥 주가 추이. 올해 3월부터 상승을 지속하다 9월 들어 급락하는 모양새다. ⓒ구글 제공
    코로나 재확산·주요국 증시 부진도 하락 배경

    넷째, 우한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 국면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겨울이 되면 코로나가 더욱 확산될 것이란 예상이 나와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는 "시장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 감염률과 사망률이 투자자들의 최고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정치권이 대법관 지명 문제에 몰두하면서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이 더 적어졌다. 2021년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경기회복 모멘텀이 나올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섯째는, 주요국 증시 부진에 따라 미국 증시의 상승이 더욱 돋보였다는 점이다. 야후 파이낸스는 "올해 내내 미국 증시가 타국 증시를 이끌어왔지만, 지난 9월 2일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부터는 미국은 경쟁국에 비해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타국 증시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미국에서 상승 요인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의 상대적 우위는 없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이외에도 스마트 머니(단기 고수익을 노리고 신속하게 이동하는 투자자금)가 주식시장을 과열시켰다는 인식을 갖게 된 점, 그리고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과대평가됐다는 점 등도 9월 미국 증시 하락의 배경 중 하나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