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러'가 제시하는 '코로나 시대' 창업 전략…'빅테크시대 비즈니스모델300'
  • 직장인의 퇴직 시기는 점차 빨라지고 기대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직업을 가진다면 최소한 서너 번은 갈아타야 하는 '긴 세월'이 우리에게 주어진 셈이다.

    그러나 저성장·고령화로 내수가 활력을 잃은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양질의 직업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직종 전환도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

    소득을 늘리고 업(Work)을 유지하기 위해선 '창업'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실질임금 감소와 세금 부담 등으로 소비가 살아날 가능성이 적어지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게 됐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창업의 재구조화(뉴노멀 : New Normal)가 시급한 상황. 그 새 판짜기의 중심에 '기술'을 올려놓고, 전통업종과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책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PC통신 시절 '유망사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서비스하는 '상권정보시스템'을 개발해 소위 '비즈니스모델러'로 통하는 저자는 최근 펴낸 '빅테크시대 비즈니스모델300(도서출판 현자의숲)'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비정형(非定型) 비즈니스모델과 성공적인 창업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혁신가들이 눈독들이는 아이디어


    이 책에는 △무인점포 △구독서비스(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 △에듀테크 △드라이브스루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떠오르는 비즈니스모델과, △온라인여행 △인력매칭 △공유경제 △컨시어지 서비스(인력서비스 대행업) △공유주방(점포 없이 운영하는 식당)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빅테크시대 유망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들이 자세히 소개됐다.

    또 △한정식당(1일 100식만 팔아도 돈 버는 음식점) △팝업스토어(빈 공간을 나눠쓰며 상생할 수 있는 사업) △여성경제(여성 고객만 받아도 성공하는 사업) △케어편의점(경쟁 과열로 어려워진 편의점을 대체할 고령사회 편의점) 같은 온·오프라인 통합 비즈니스 모델까지 다양한 창업 모델들이 수록됐다.

    이밖에 △잠 못드는 사람들에게 숙면을 취하게 해주는 슬립테크 사업이나 △노인의 공포나 치매를 케어하는 기술 기반의 사업 △코로나도 문제없는 농수축산업 사업처럼 해외에서 뜨는 전도유망한 비즈니스 모델들과, 실리콘밸리 혁신가들이 눈독들이고 있는 사업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성공으로 가는 티핑포인트‥ '차별화'부터 시작해야


    제조·무역업에서부터 PC통신 시대 정보제공업(IP), 인터넷비즈니스,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그리고 소셜벤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창업·컨설팅 경험을 갖고 있는 저자는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갖고 △시장을 잘 알거나 기술을 가진 사람과 협업하며 △스스로 성장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창업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성공으로 가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찾거나 전혀 다른 업종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다 응용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것 같은 한 가지 아이디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아이디어를 얻고, 창업을 목표로 차근차근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들의 흥미로운 창업 동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글로벌 '퍼스트 무버'들의 창업 동기


    신용카드를 개발한 프랭크 맥나마라(Frank McNamara)는 친구를 만찬에 초대했다가 지갑이 없어 당황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 대체 수단을 생각해냈고, 드론의 아이콘으로 회자되는 왕타오(汪滔, Frank Wang) DJI 창업자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원격 조종 장난감 헬기를 갖고 놀다 헬기가 자꾸 추락하는 바람에 자동제어가 가능한 기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공청소기를 개발한 제임스 스팽글러(James M. Spangler)는 발명가의 꿈을 좇다가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어렵게 얻은 청소부 일자리에서도 해고되자 골방에서 선풍기를 켠 채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선풍기 뒷면에 달라붙은 종이를 보고 진공청소기를 생각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DHL의 창업자 래리 힐브룸(Larry Hillblom)은 버클리법대 재학 중 한 보험사에서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다 "더 빠르게 배달할 수는 없을까" "국제택배로 확대할 방법은 없을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전 세계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만들자, 이전부터 사용되던 항공여행카드와 결함해 국제운송사업에 도전했다.

    다이소의 '100엔샵'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矢野博丈, やの ひろたけ)는 데릴사위로 들어가 장인이 하던 방어 양식장을 물려 받았지만 많은 빚을 지고 참담하게 실패했다. 십여가지의 잡일을 전전하다 경험을 살려 잡화상까지 열었지만 뜻하지 않은 화재로 물건이 불타버리면서 행상으로 끼니를 연명하게 된다.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에 미치자 모든 일이 귀찮아진 그는 잡화에 일일이 단가를 매기는 것조차 하기 싫어져 일괄적으로 100엔짜리 딱지를 붙였다. 바로 그게 야노 히로타케의 티핑포인트가 됐다.

    ◆ 저자 소개


    이형석 : 국내 최초 창업컨설턴트.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남서울대에서 국제통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창업컨설팅을 시작할 당시에는 제조·무역업으로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PC통신과 인터넷 기반 온라인비즈니스로 전환했고,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을 거쳐 스타트업 컨설팅, 소셜벤처로 확장했다. 그만큼 다양한 산업을 수직적으로 경험한 덕분에 비즈니스모델 융합설계에 남다른 인사이트가 있다.

    저서로 '돈, 머리로 번다' '대한민국에는 성공할 자유가 있다'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성공창업의 비밀' 등이 있다. 현재 비영리법인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과KB국민은행 경영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추가 정보는 홈페이지 이방인(WWW.LEEBANGIN.COM)과 유튜브 채널 '이방인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