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부동산 증세' 국토위·기재위·행안위 독주… 野 '박지원 보고서 채택'에 비상의총
  • 더불어민주당이 기재위, 국토위 등 일부 상임위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 통과를 강행한 가운데, 국토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독주를 비판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기재위, 국토위 등 일부 상임위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 통과를 강행한 가운데, 국토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독주를 비판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176석의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주요 상임위원회에서 자당이 발의한 법안만 골라 상정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세금 인상이 주 내용인 부동산3법을 상정한 뒤 의결해 미래통합당 등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28일 일제히 민주당의 상임위 독주를 비판하고 나섰다. 

    야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소위 구성 등에 따른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상임위 전체회의 일정을 전날 공지했고, 이날 각 상임위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을 졸속심사했다"고 주장했다. 국토위·기재위 등 상임위는 28일 오전 10시, 행안위는 이날 오후 2시로 공지됐다. 

    국회는 그동안 상임위 전체회의에 법안을 상정하기 전 법안소위를 먼저 구성해왔다. 이번에는 법안소위도 구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해 표결을 강행했다. 

    법안은 일반적으로 ①각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 ②법안소위에서 심사 ③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의결 ④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 ⑤법사위 체계자구심사소위에서 법안 심사 ⑥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 ⑦본회의 표결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재위 야당 의원들, 두 차례 기자회견… "날치기 처리에 강력 항의"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부동산3법을 강행처리했다. △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 혹은 3주택 이상 소유자를 대상으로 세율을 0.6∼3.2%에서 1.2∼6.0%으로 올리는 내용의 종부세법 △법인세 추가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올리는 내용의 법인세법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등에 따른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 등 내용의 소득세법이 야당 불참 속에 의결됐다. 

    기재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법안 졸속심사 등 독주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도 여야가 소위 구성에 합의했으나 갑자기 소위 구성을 여당이 지연시킨 점 △정부안과 내용이 같은 부동산3법 통과 강행을 강력히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류성걸 통합당 의원은 "우리 위원회에 회부된 243건의 법률안 중 단 3건의 법률안만 절차도 지키지 않고 이렇게 위법하게 처리하려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국민 세금을 수탈하기 위한 부동산세법 날치기 처리에 통합당은 강력히 항의한다"고 말했다. 

    소위 구성도 안 됐는데 국토위도 여당의 일방독주

    국토위·행안위도 파행을 거듭했다. 국토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국회 관례상 국토부의 업무보고를 받고 법안을 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당은 부동산 관련 법안 심사를 강행했고, 이들은 오후 회의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보고도 없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은 이번 임시국회에 맞춰 '임대차3법'을 통과시키려는 청와대의 하명에 의한 법안 심사라고밖에 여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행안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 역시 지방세특례제한법·지방세일부개정법률안 등 지방세법 관련 법안을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자 항의 차원에서 퇴장했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법·예산 심사 기능이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이고, 전부이고,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오늘 기재위 등 상임위가 모두 똑같은 시나리오로 진행되는데, 이는 부동산3법뿐 아니라 앞으로 4년간 청와대가 (국회에) 내린 지침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서도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후보자 인사청문회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통합당은 여당의 상임위 독주와 관련, 29일 오전 9시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