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의회주의자, 헌정주의자… 이승만에 의해 사법살인당한 죽산" 페북에 글 올려
  • ▲ 법정에 앉아 있는 '진보당 사건' 관련 피고인들.ⓒ연합뉴스
    ▲ 법정에 앉아 있는 '진보당 사건' 관련 피고인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제헌절인 17일 "죽산 조봉암이야말로 진정한 의회주의자·헌정주의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국회 지켜준 한 분 떠올린다. 조봉암!"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회를 지켜준 또 한 분을 떠올린다. 죽산 조봉암! 이승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죽산"이라고 적었다.

    이어 "6·25가 발발해 이승만이 한강철교를 폭파하고 부산 피난을 가버렸을 때 가족을 지키지 않고 바로 의사당으로 달려가 소중한 국회 기록물부터 챙기고 안전하게 실어 날랐다고 한다"며 "전시 같은 위기 시에 누가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를 봐야 한 인물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봉암(1899~1959)은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하다 1946년 탈당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참여했다. 초대 농림부장관으로 농지개혁을 주도했고, 2대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1956년 5월15일 치러진 제3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승만 대통령과 맞서 30%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958년 1월 북한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른바 '진보당 사건'과 관련해 간첩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됐고, 이듬해 사형당했다. 

    2011년 대법원은 조봉암의 간첩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최근 조봉암과 관련한 김일성의 육성 기록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1968년 9월 당시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자 내각 수상이었던 김일성이 북한을 방문한 드미트리 폴랸스키(1917~2001) 소련 공산당 정치국원 겸 내각 부의장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옛소련 외교문서가 발견된 것이다.

    김일성 "조봉암이 우리에게 해당 임무 달라고 했다"

    주간조선이 지난 5월 공개한 이 문서는, 1956년 3대 대통령선거 당시 자유당 후보였던 이승만 대통령에 맞서 출마한 무소속 조봉암 후보가 북측에 조언을 요청했고, 이를 전달받은 북한이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진보당 설립과 조봉암 후보를 지원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이 대한민국에 진보당 설립을 지원했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조봉암 후보 측에 조언하고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그(조봉암)는 우리에게 해당 임무를 달라고 했다. 우리는 (조선노동당) 정치국에서 이 편지를 토론했고, 다른 동지들을 통해 그(조봉암)에게 연결체가 될 수 있는 합법정당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고 폴랸스키에 밝혔다.

    김일성은 또 "조봉암은 이승만에 맞서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조봉암)는 우리의 조언을 부탁했다. 우리는 그(조봉암)가 이승만 정권의 장관(농림부장관)이라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소련 측에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대선 한두 달 지나서 어쩌면 그 이전에 미국은 우리가 조봉암에게 선거운동을 위해 돈을 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일성이 조봉암 측에 선거자금을 건넸다는 소식을 알린 것이다.

    이 문서는 표도르 째르치즈스키(한국명 이휘성) 국민대 선임연구위원이 러시아연방 국가문서보관소에서 발견했다. 

    째르치즈스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5월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관련 대화가 남한 대선이 있었던 1956년(3대 대선)에서 12년이나 지난 1968년 이뤄진 것으로 봤을 때 상당부분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학계에서는 "김일성이 소련 측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주장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