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선실이 주도한 최대규모 간첩 사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실형 받아
  •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가운데)이 지난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 전 마지막으로 접촉한 고한석 전 시장비서실장이 1992년 '남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간첩단 사건'(중부지역당 사건)의 주역 중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미디어워치에 따르면, 고 전 비서실장은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고 전 비서실장은 출소하면서도 자신의 항문에 같이 구속된 동료의 비밀지령 문건을 심어 외부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돼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부지역당 사건은 당시 북한 노동당 서열 22위인 대남공작 지도부인 이선실이 탄광 노동운동가 출신 황인오 씨를 포섭해 24개 주요 도시의 수십 기업과 단체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300명의 조직원을 확보해 간첩활동을 벌이다 1992년 10월6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적발된 사건을 말한다. 남로당 사건 이후 최대규모의 간첩단 사건으로 꼽힌다.

    박원순 전 비서실장, 중부지역당 산하 편집국 제작 담당

    당시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황씨는 이선실이 총책으로 지명해 북한에서 교육받은 후 돌아와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을 결성했다. 당시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박사과정을 밟던 고 전 비서실장은 중부지역당 산하 편집국에서 매체 제작을 담당했다. 

    중부지역당 당원들은 전원 김일성에게 충성맹세를 한 인사들로, 고 전 비서실장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디어워치는 전했다.

    고 전 비서실장은 복역 이후 서울대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어 SK에 입사해 China IT/인터넷 사업개발팀장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4년 동안 일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정책연구원 정책기획연구원과 정세분석국장,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5월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박 전 시장과 인연을 맺고 지난 4월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 동아일보 1992년 10월 6일자 보도.ⓒ사진출처=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 동아일보 1992년 10월 6일자 보도.ⓒ사진출처=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